[예산편성방향 보고]내년예산 86조…재정적자 24조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40분


정부는 내년도 공무원 임금총액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이보다 낮추고 정부수립 이래 처음으로 국방비를 올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또 농어촌지원 교육투자예산도 삭감해 실직자와 저소득층 보호, 수출과 중소기업 지원, 지역균형발전 지원에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4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재정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밖에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일정 근무연한이 지나면 임금을 깎는 ‘피크임금제’의 도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은 11일 일반회계와 재정투융자특별회계를 합한 내년도 예산 규모를 올해 2차 추경예산안(80조1천억원) 대비 7.5%(6조원) 늘어난 86조원 수준에서 편성하기로 하고 이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기획예산위는 내년도 성장률(불변가격 기준)이 2∼3%에 그치는 등 세입여건이 어려워 내년도 세입은 올해 수준인 72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 1인당 세금부담은 인구 증가에 따라 올 2차 추경안의 1백54만2천원에서 내년에 1백52만8천원으로 줄어든다.

반면에 세출은 금융구조조정과 국채발행이자 비용만 6조원이 늘어나는 등 총 8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는 일반회계에서만 14조원에 달하고 특별회계와 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6%(24조원)로 확대된다.

예산위는 인건비의 경우 총액을 금년보다 줄이고 공무원 1인당 임금은 작년보다 5% 낮은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한편 보수체계를 단순화하고 인센티브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은 “교육공무원의 경우 일정 근무연한이 지나면 해마다 임금을 깎는 피크임금제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교육부와 행정자치부가 실무작업반을 구성,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크임금제가 도입되면 40대 후반∼50대 초반에 최고임금을 받은 뒤 정년퇴직 때까지 임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프로그램을 예산편성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보다 앞서는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출에 우선 돈을 쓰되 재원은 사업별 투자순위를 재조정해 충당하기로 했다.

농어촌지원예산의 경우 올해 3천8백1억원인 유통구조 개선사업비를 내년에 대폭 증액하는 등 유통과 물류개선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투자는 국민총생산(GNP)의 일정 비율과 연계하는 재원배분방식을 지양하고 실소요를 산정해 지원하기로 했다.대학원 중심의 대학 구조조정을 우선 지원하고 민자유치 등 자구노력에 따라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보고를 듣고 “정부 조직과 기능의 평가작업을 외부전문기관에 맡겨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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