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화위기 세계 확산…중남미-阿洲통화도 일제 폭락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42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통화가치 하락의 영향이 여타 아시아지역 국가뿐만 아니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호주 등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각국 통화가치의 동반 폭락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해 아시아 금융위기의 파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는 지난달 29일 특집기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및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가 최근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으며 파키스탄도 지난달 26일 루피화를 4.2% 평가절하 하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정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5월 핵실험 강행에 따른 경제제재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최근 9개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루피화를 평가절하했다.

남아공과 멕시코 뿐만 아니라 1차산품 수출을 주로 하는 캐나다도 아시아 국가의 수입감소로 심각한 타격을 받아 캐나다 달러화의 가치가 최근 사상 최저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의 3분의 1을 일본에 의존하는 호주 역시 최근 일본 내수시장의 장기 부진으로 수출이 격감하면서 호주 달러화 가치가 최근 90년대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신문은 “이같은 현상에 따라 점차 안전한 미국 달러화, 미 재무부 발행 국채로 투자자금이 몰려 신흥 국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JP 모건사의 한 외환전문가는 “투자자들은 아시아에서 손실을 본 뒤 위험부담이 큰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며 “각국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에 금리인상 등 정부의 시장개입은 오히려 경제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는 지금 10년이래 최악의 외환위기를 겪고 있다”며 “엔화가치 폭락이라는 지진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으나 각국 정부는 이에 대처할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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