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銀이냐 충북銀이냐』 자민련 「시끌」

  • 입력 1998년 6월 26일 20시 37분


부실은행 1차 정리기한이 임박하면서 자민련내 대전 충남과 충북 지역 의원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두 지역을 대표하는 충청은행(대전 충남)과 충북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하는 상태. 작년말 현재 충청은 7.05%, 충북은 5.92%여서 두 은행 모두 금융감독위 결정에 따라 퇴출 여부가 가려질 처지다.

이런 가운데 ‘충남부여 출신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가 충청은행을 살려주기로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충북은행은 충청권에서 한 은행만 구제키로 한 방침에 따라 조만간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풍문도 돌았다.

그러자 충북 의원들이 발끈했다. 구천서(具天書·충북 청주상당)원내총무는 최근 김총리서리를 찾아가 “그럴 수 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구총무는 또 ‘충북은행 존립 필요성에 대한 건의서’에 충북지역 여야 의원 8명의 서명을 받아 25일 금융감독위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건의서는 다분히 협박조였다. 총 대출금의 70%를 중소기업에 지원하고 있는 충북 유일의 금융기관을 인위적으로 통폐합하면 지역경제 붕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또 충북은행이 수익성 건전성 유동성 생산성 등 모든 부문에서 충청은행보다 앞선다는 내용의 상세한 비교표도 첨부돼 있었다.

이에 대해 대전 충남 의원들은 “김총리서리가 충청은행을 도와주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발을 뺐다. 변웅전(邊雄田·충남 서산―태안)대변인은 “정부가 알아서 하는 일에 정치권이 관여할 수 있겠느냐”며 모른 척했다.

그러나 대전 충남 의원들은 내심으로 “설마 김총리서리가 충청은행을 외면하겠느냐”며 기대하는 눈치다. 한 의원은 “총리서리도 있지만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도 김용환(金龍煥·충남 보령)수석부총재 사람 아니냐”며 충청은행의 구제를 낙관했다.

충청은행 대주주인 이인구(李麟求·대전 대덕)의원은 “충남도민과 상공인들이 2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은행경영의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김총리서리와 충청은행은 무관하다”고 거듭 해명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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