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걷힌다』 재정 비상…소비위축등 원인

  • 입력 1998년 6월 17일 19시 55분


세금이 걷히지 않아 나라 살림에 구멍이 났다. 정부가 올해 추경예산안에서 세입예산을 안이하게 전망하는 바람에 세수가 10%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급한 실업자 지원과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올해 추경 예산안을 다시 짜 전체 세출을 대폭 삭감하고 세출 내용을 조정해야 할 판이다.

올해 세출예산은 총 국세 징수규모를 지난해의 72조4천94억원에 비해 5.5% 늘어난 76조3천9백87억원으로 잡았다.

예산청은 재정경제부 세제실의 전망을 바탕으로 소득세는 지난해 15조8천억원에서 올해 16조6천억원으로, 상속세는 1조1천억원에서 1조2천억원으로, 부가가치세는 18조6천억원에서 23조원으로 증가하리라고 내다봤다.

특별소비세는 3조2천억원에서 3조9천억원으로, 증권거래세는 2조5천억원에서 2조8천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같은 예측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3월말까지 3개월의 세수 실적은 15조7천7백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조1천3백25억원에 비해 1조3천5백35억원(7.9%) 감소했다.

올해 총 국세징수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5.5% 늘려잡은 점을 감안하면 세입진도는 87.3%에 그쳐 세수가 목표에 비해 12.7% 부족하다. 이 기간 부가가치세는 소비위축으로 3조9천2백85억원 걷히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7백60억원(21.5%) 줄었다.

관세수입은 1조2천3백52억원에 불과해 2천1백11억원(14.6%) 감소했다.

증권거래세는 더 심각하다. 주가지수 300선이 무너지면서 액면가가 5천원을 밑돌아 증권거래세를 내지 않는 주식의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정부는 5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에 물리는 교통세를 30%로 올리고 음성불로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국세청은 그러나 “경제여건이 최악이어서 탈루세액을 추징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결국 세수 결함이 총 국세 징수규모의 10%에 해당하는 7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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