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속」이 없다…물량 늘어도 단가 하락

  • 입력 1998년 4월 28일 19시 34분


올들어 수출상품의 평균 단가가 크게 떨어져 수출업계가 실속 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석달간의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9%나 증가했지만 평균단가가 30.3% 하락해 수출금액은 8.8% 증가하는데 그쳤다.

바이어들이 환율 상승분 만큼 가격 인하를 요구,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수출단가 하락〓수출의 평균단가는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9월중 수출 평균단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8%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3.8%가 떨어졌으며 11월에는 25.4% 하락했다.

12월에 10.1%로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1월에는 무려 39.3%나 낮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년 동월과 비교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도 1월에 9.3% 하락한데 이어 2월에는 11.0%, 3월에는 12.5%가 떨어져 수출채산성 악화를 말해주고 있다.

▼품목별 하락률〓이 기간 품목별 수출단가 하락률은 기계류가 29.1%로 가장 높았고 △석유화학제품 23.1% △철강 22.2% △가전제품 19.6% 순. 반도체와 승용차는 수출단가 하락률이 각각 3.5%와 7.8%로 비교적 낮았고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완구류만 수출단가가 13.2% 상승했다.

반도체는 단가 하락폭이 낮은데가 물량이 두자릿수로 증가, 수출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

수출물량 확대는 철강제품에서 두드러져 61.6%가 늘고 수출금액은 25.8% 증가했다.

▼과제〓올들어 1월부터 3월까지 수출증가율 8.7%는 수입 급감과 금 수출에 힘입은 부분이 크다. 금모으기 운동에 따른 수출분 18억달러를 빼면 수출증가율은 2.8%에 불과하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경제가 좋지 않아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대한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경쟁이 심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4월 이후 상품수지 흑자폭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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