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작년 사상최대 흑자…환차익-영업호조로

입력 1998-02-01 20:12수정 2009-09-2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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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은행은 어떤 곳일까. 우량은행으로 손꼽히는 주택(1천83억원) 국민(1천44억원) 신한은행(5백33억원)이 아니다. 이 세 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의 흑자를 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 한국지점이 냈다. 1일 은행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6개 일반은행중 18개 은행이 무더기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으로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은 사상 유례없는 막대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2천6백억원에 육박, 96년 대비 증가율이 186%에 달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당기순이익이 9백80여억원으로 전년보다 307%, 체이스맨해튼은 7백50여억원으로 46%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계는 3개 은행 외에 다른 외국계 은행중에서도 당기순이익이 두배 이상 늘어난 곳이 적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일반은행은 주택은행 한 곳만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나머지 25개 은행은 흑자규모가 줄거나 적자가 늘었다. 지난 한해는 기업 부도가 도미노현상처럼 이어지고 경기와 주가는 바닥을 기었는데도 외국계 은행들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도 달러화 가치가 폭등했기 때문. 은감원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 한국지점들은 본점에서 달러화를 들여오면서 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입해뒀는데 달러화 가치가 급등, 엄청난 환차익을 봤다”면서 “외국계 은행의 당기순이익중 절반 이상이 외환거래와 관련된 평가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은감원의 또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외국계 은행들이 환차익만으로 막대한 수익을 낸 것은 아니다”며 “외화 및 원화의 대출금리는 크게 오른 반면 보수적이고 과학적인 대출심사로 인해 부실채권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영업부문에서도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과 비용면에서 국내 은행보다 경쟁력이 월등한 이들 외국 은행들이 국내 부실은행을 인수,본격적인 영업 확대에 나설 경우 국내은행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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