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매일 100여社 문닫는다…서울만 45개社

  • 입력 1997년 12월 28일 19시 58분


중소기업들이 하루 평균 1백개꼴로 문을 닫는 등 경제의 실물 분야가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돈줄을 묶고 있는 것이 주요인.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조차 거래 중소업체의 어음할인을 보류했으며 상업은행도 내년 1월초까지 어음할인이 불가능하다고 업체들에 통보했다. 정부가 내놓은 기업 자금지원 대책은 현장에선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들어 서울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45개 업체가 부도를 내고 전국적으로 매일 1백여개 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들어 26일까지 서울지역 부도업체수는 9백90개사에 이르러 한달 부도업체수가 서울에서만 사상 처음으로 1천개사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국적으로는 부도업체수가 이달들어 13일까지 1천3백35개사에 달해 하루 평균 1백개사를 넘고 있다. 어음 부도율을 보면 이달들어 1∼6일 2.19%, 8∼13일 3.16%로 82년 이―장(李―張)사건 때(0.32%)의 7∼10배에 이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24일까지 조사한 「중소기업 경영난 실태」에 따르면 인천 T사의 경우 1억원의 어음할인 한도액이 설정돼 있는 상업은행에서 내년 1월초까지 어음할인 불가를 통보받았다. 또 경기 D사는 어음할인 한도가 2억원 이상 남아있지만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에서 지난 5일자로 어음할인을 전면 보류했다. 중소기업지원 전담은행마저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외면하고 있는 것. 대전 H사는 신한종합금융사에 넣어둔 3억원의 예금을 담보로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즉시 거절당했다. 영업정지된 종금사에 예금한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이 예금을 담보로 대출해주도록 한 정부의 조치가 헛돌고 있는 것. 또 은행들이 만기도래 기업어음(CP)의 상환기간을 최소 2개월 연장해 주기로 결의했지만 서울 K사의 경우 불과 일주일만 연장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은행들이 수출용 원자재 신용장 개설을 기피하면서 원자재 부족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기업이 급속히 늘고 있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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