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조달 기업자금 작년의 절반…올 5조1천억 불과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증시 침체가 길어지면서 상장회사들이 올 한 해 동안 유상증자 기업공개 등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상장사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끌어 쓴 자금은 모두 5조1천9백억원으로 지난해의 10조1천7백억원에 비해 49%나 줄어들었다. 유형별로 보면 유상증자는 2조7천6백억원으로 지난해의 3조9천4백억원에 비해 30% 감소했다. 특히 최근에는 주가폭락으로 대규모 청약미달사태가 벌어져 유상증자의 자금조달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조달도 지난해 4조3천억원에서 올해는 8천억원으로 급감했다. 한국내화 제일기획 등 8개사가 증시침체를 이유로 주식시장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했고 발행가도 워낙 싸졌기 때문. 이처럼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부진한데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면서 금융기관이 보증을 기피하는 바람에 회사채 발행도 어려워져 직접금융시장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보다 2조9천억원 이상 감소한 12조9천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금융기관 차입마저 막혀 올 들어 부도 등으로 도산한 회사가 상장사만 70개사에 이르는 등 기업들은 유례없는 자금난에 허덕였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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