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첫 경상수지 흑자.
칠흑같은 밤길을 걷고 있는 한국경제의 앞길을 밝혀줄 유일한 불빛이지만 아직은 너무 희미하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외환위기에 도움되나〓한국은행은 경상수지흑자 기조를 정착시켜 외채를 줄여나가는 것만이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을 졸업할 수 있는 유일하고 근본적인 돌파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경상수지가 약 4년만에 첫 흑자를 내고 올해 경상수지적자 규모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조짐을 보인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가 났다해서 극심한 외화부족으로 비틀거리고 있는 우리 경제에 당장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은 조사2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분이 실제 외화유입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앞으로 2,3개월 뒤이며 흑자규모도 외화난에 큰 도움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흑자기조 유지될까〓연세대 조하현(曺夏鉉·경제학)교수는 『경상수지의 개선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나타나는 당연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무역수지가 개선된다는 것.
한은은 이와 함께 국내경기가 극도로 부진, 자본재와 내구소비재 등의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도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늘리는 데 한몫을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경기회복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 개선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무역외수지는 운수서비스 부문 등에서 당분간 적자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빠른 속도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