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은 1일 TV토론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지원을 하나같이 「국가부도」로 평가했다. 김대중(金大中)후보는 유일하게 향후 집권후 IMF 구제금융조건에 대해 재협상할 뜻을 분명히 했다.
IMF구제금융으로 야기될 불황의 장기화와 대량실업 등의 대책으로는 모두 「국민이 합심해서 이겨나가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했으나 각론에는 다소 입장차를 드러냈다.
이회창(李會昌)후보는 IMF 자금지원을 받아 외화수급 안정을 이뤄 일단 대외신용도를 높여야 하며 이어 부실금융기관 정리와 금융개혁을 통해 경제 구조조정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반면 김후보와 이인제(李仁濟)후보는 해결책으로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김후보는 『현정권이 계속 정권을 잡으면 개혁할 수 없다』며 『멕시코와 미국 영국 등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후보는 『IMF하에서 경제를 재건하려면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에게 애국심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도덕성을 지닌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후 IMF 구제금융에 따른 이행조건을 수용하는 자세는 조금씩 달랐다.
이회창후보는 『IMF의 구제금융은 단기적인 처방이며 그 이후에는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며 『경쟁력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 IMF조건 수용에 긍정적이었다.
이인제후보도 누차 『IMF가 요구하는 성장률3% 대로라면 엄청난 실업이 야기되기때문에 단기적인 대책이 중요하다』고 말해 사후대책에 비중을 뒀다.
그러나 김후보는 『IMF가 바라는 것은 안정이기 때문에 경제만 안정된다면 4∼5%대 성장이 가능하다』며 집권 후 재협상을 통해 IMF 자금지원조건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후보가 IMF자금지원과 관련, 『이회창후보가 구제금융을 거부한 것은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인물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공격하자 이회창후보는 『구제금융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잘해본 뒤 받자는 뜻이었다』고 반박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