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지원득실]선진국 시장간섭우려속 국제신인도 제고

  • 입력 1997년 11월 21일 21시 30분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때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20일 IMF 구제금융 신청소식이 알려진 증시와 외환시장에서는 주가지수의 하락이 멈추고 환율도 떨어지기 시작한 것만 보아도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IMF지원을 받게 되면 국제신인도가 제고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MF지원을 받을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IMF라는 국제기구를 통한 선진국들의 시장간섭이다. 국가 이미지가 태국 인도네시아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국가적인 망신이자 신탁통치를 받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견해다. 그러나 선진국인 영국도 지난 74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IMF의 지원을 받았으며 지원을 바탕으로 위기를 적절히 극복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IMF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한국에 요청할 것으로 보이는 구조조정 권고안은 △부실채권의 조속한 정리 △금융기관의 자기자본 확충 △부실금융기관의 폐쇄 및 인수합병(M&A)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목표 하향조정 △재정 및 경상적자 축소 △금융시장개방 확대 등이다. 상당부분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대책들과 겹치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재경원 관계자는 『금융개혁법안 등 금융시장 구조조정을 할 때 역설적으로 IMF가 든든한 지원세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정쟁에 휘말려 경제문제를 등한시하는 정치권을 움직이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IMF의 지원을 받더라도 구조조정 권고안의 수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한 협상전략을 펴고 있다. 재경원은 이를 위해 IMF를 통하지 않는 일본 미국 등 우방국과의 직접적인 협조융자를 추진하고 있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에서 발행한 외화표시 단기국채를 국제시장에서 팔아 IMF와의 협상에 앞서 외화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임창열(林昌烈)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IMF로부터 지원받는 자금의 비중을 줄이면 IMF와의 협상이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해 IMF지원을 최소화, 구조조정 권고안의 수위를 낮추려는 협상전략의 일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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