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요즘]에버랜드 홍성욱과장『캐릭터자식 11명』

  • 입력 1997년 9월 29일 08시 02분


『노총각이 자식을 열하나 낳았다』 『신체연령은 30세, 정신연령은 9세』 에버랜드 상품디자인실의 홍성욱(洪性旭)과장이 사내에서 듣는 말이다. 그는 캐릭터인형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국내 몇 안되는 캐릭터 디자이너 중 한 사람. 남성으로서는 느낄 수 없는 잉태와 분만의 고통을 맛보며 홍과장이 세상에 탄생시킨 캐릭터들은 지금까지 모두 11종. 자연과 환경을 소재로 한 꽃 캐릭터 「롤리」 「로미」, 우주적 관점으로 만들어낸 「킹코&콜비」, 동서양의 인류화합을 담아낸 개구리캐릭터 「우끼&꼬끼」…. 중앙대에서 조소학을 전공한 홍과장은 학교때부터 인형만들기에 관심을 갖고있다가 캐릭터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88년 이 회사에 입사했다. 그가 캐릭터를 만들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교육과 오락효과를 결합한 「에두테인먼트」. 지난해 제작해 최고 판매고를 올린 백호와 한국호랑이 가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한국 특유의 모자(母子)의 정을 부각, 가정문제 해결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는 평을 들었다. 그가 만든 캐릭터인형으로 올린 수입은 지난해 16억원이고 올해 상반기만 이미 1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호주 뉴질랜드에까지 수출, 톡톡한 재미를 보고있다. 최근 그는 희귀동물 캐릭터 시리즈를 내놓겠다는 일념으로 동물원에 거처를 마련했다. 동물의 표정과 사는 모습을 알아야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 가장 관심있는 동물은 「라이거」. 사자와 호랑이의 화합처럼 인류화합의 메시지를 인형에 담고싶어 한다. 그의꿈은 딱 하나. 디즈니 워너브러더스보다 뛰어난 인형캐릭터를 만들어어린이에게 우리 정서를 전하고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홍과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서를 담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국내 4천억원 캐릭터시장의 95%를 미국업체가 점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절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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