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만7천여 하청업체 『연쇄부도 회오리』

  • 입력 1997년 9월 26일 20시 31분


채권금융단이 26일 기아자동차에 대해 법정관리로 갈 뜻을 밝힘에 따라 기아그룹의 1만7천여 하청업체들은 이래저래 연쇄부도의 회오리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기아 협력업체들은 지난 7월 부도유예직후 지금까지 20여개 업체가 도산했다. 그러나 채권금융단은 지난 22일 기아그룹 화의신청 이후 기아 발행 어음의 할인을 일제히 중단, 하청업체들이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으며 26일에는 광주(光州)의 한 협력업체가 부도를 내는 등 연쇄부도 조짐이 현실화하고 있다. 10월6일 이후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그동안 기아가 발행했던 어음은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만다. 기아그룹의 1차협력업체 4천여개 가운데 기아차에 전량 납품하고 있는 업체는 무려 7백50여개. 이중 기아 납품대금이 매출의 절반을 넘는 업체가 5백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들이 연쇄부도의 물꼬를 트면 2, 3차 하청업체들의 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관계자는 『협력업체에 대한 특단의 금융지원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화의든 법정관리든 상당수 협력업체들은 1주일 이상을 버티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기아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은 다른 자동차업체에 대한 부품공급에도 막대한 차질을 불러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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