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680 『초라한 증시』…이틀새 21P 빠져

  • 입력 1997년 9월 20일 20시 26분


주식시장이 이틀째 폭락, 종합주가지수가 670선대로 주저앉았다. 추석을 전후해 수조원의 자금이 풀려 「금융장세」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통화당국이 자금을 회수할 움직임을 보이자 일제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9.19포인트 하락한 679.97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새 21.42포인트가 떨어져 지난 5월12일(672.10)이후 넉달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추석연휴 이후 금융장세에 대한 기대로 지난 10일부터 소폭이나마 계속된 주가 오름세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 이날 주식값이 내린 종목은 5백1개(하한가 14개)였던 반면 오른 종목은 2백69개(상한가 24개)에 그쳤다. 자금시장 불안의 「주범」이었던 기아사태 처리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어 투자자 대부분이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이날 거래량도 1천8백42만주로 저조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처럼 주가가 폭락한 것은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9백10원대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따른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외국인들도 환차손을 우려해 18, 19일 2백4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최근의 하락장세를 부채질했다. 또 통화당국의 자금회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반도체가격 하락에 따라 외국 증권사들이 국내 반도체관련주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었다. LG증권 투자전략팀 황창중(黃昌重)과장은 『지금의 약세분위기를 돌려놓을 만한 변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관론을 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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