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금시장 『추석이 무섭다』

  • 입력 1997년 9월 11일 20시 43분


한국은행이 추석전 8일간 금융기관에 4조원을 지원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금시장이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지난주 하향안정세를 보였던 장 단기 금리는 추석이 다가오면서 이번 주 들어 일제히 상승세다. 11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의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12.4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8일의 연 12.45%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금리가 올랐는데도 이날 발행된 회사채 물량 1천5백98억원중 5백50억원은 사자는 주문이 아예 없거나 금리조건이 맞지 않아 발행회사가 되가져갔다. 금융기관들끼리 거래하는 콜자금의 금리도 지난주에는 연일 하락행진을 한 끝에 연 12.29%까지 떨어졌으나 이번주에는 계속 상승, 11일 연 13.48%까지 올랐다. 한국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결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2금융권에서 예치금을 인출, 제2금융권이 자금부족을 겪으면서 콜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0일까지 5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1일에는 산업은행이 15억달러어치 장기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한 데 따른 영향 등으로 0.30원 하락했지만 여전히 9백8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들은 이처럼 달러강세가 꺾이지 않자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그대신 제2금융권 등에 예치해 둔 돈을 인출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해서 원화자금수요를 충당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모자라 환율을 더 올리는 등 악순환을 낳고 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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