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체 정일공업-㈜창원『불황…우린 몰라요』

  • 입력 1997년 8월 26일 19시 49분


기아사태 등으로 자동차 부품업계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사업다각화와 기술개발로 불황 파고를 넘고 있는 중소 부품업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자동차부품 일변도에서 탈피, 신냉매와 열매의 개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정일공업(대표 嚴基喆·엄기철)과 부품개발의 한 우물을 파 외국에 기술수출까지 하게 된 ㈜창원(대표 李浚培·이준배).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렸다〓지난 61년 설립, 26년간 오일펌프 등의 부품을 현대 대우 기아 등에 납품해온 정일공업은 지난 95년부터 사업다각화에 눈을 돌렸다. 장기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판단 때문. 당시 인기 있었던 정보통신 등의 분야 대신 일반인들에게 낯선 신냉매와 열매를 신업종으로 택했다. 우선 이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기술연구소를 세웠다. 거듭된 연구 끝에 올해 4월 신냉매를 개발했고 최근 열매 개발까지 마쳤다. 이 회사는 최근 삼성물산과 신냉매 수출대행계약을 맺고 동남아 지역에 1백억원 가량을 수출할 계획. 또 언 도로를 녹여주는 열매의 경우 대형 건설업체인 와타나베구미사에 99년까지 8천5백만달러(7백70억원)어치를 공급하는 수출계약을 25일 맺었다. 지난해 매출이 4백82억원인 이 회사는 이 두 제품의 개발로 올해 매출이 급신장할 전망. 주가는 7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다. ▼기술개발로 한우물만 팠다〓페달장치와 잠금장치를 주로 대우자동차에 납품해온 ㈜창원은 최근 미국의 「빅3」중 하나인 크라이슬러사에 좌석이동장치를 매년 8천만달러(7백20억원)씩 5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이다. 또 인도 자동차업체에 페달장치와 관련한 기술수출 계약을 10만달러에 맺고 매출액의 3%씩을 로열티로 받게 되었다. 이 업체는 12년간 이 분야의 기술개발에 매진, 크라이슬러 납품을 놓고는 미국 멕시코 등의 업체와 경쟁한 끝에 기술면에서 탁월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 업적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8월의 중소기업인상을 받은 이사장은 『부품업체 사장들이 거리로 나선 것을 볼 때마다 착잡하다』며 『정부의 지원도 좋지만 중소기업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도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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