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起亞사태 한달]완성차업계 구조조정 제때 못해『발동동』

  • 입력 1997년 8월 13일 19시 56분


14일로 부도유예 한달째를 맞는 기아사태로 인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판매 부진과 해외신인도 하락 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 후유증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판매부진〓기아는 지난달 20일부터 사흘간 차값의 30%를 인하한 특별할인판매를 실시, 평상시 판매고의 2배가 넘는 4만7천대를 판매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러나 현대는 판매고가 뚝 떨어져 7월중 작년 7월에 비해 7천대 가량 줄어든 4만3천대를 파는데 그쳤다. 현대와 대우는 기아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같은 특별할인 판매가 재개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해외신인도 하락〓현대와 대우자동차 관계자들은 기아사태 이후 해외 딜러와 제휴선으로부터 『기아가 무너졌는데 현대와 대우는 괜찮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 해외프로젝트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협력업체 자금지원〓현대와 대우는 기아사태 이후 지난 9일까지 협력업체들에 물품대금으로 각각 2백억원과 1백억원을 현금으로 지불했다. 협력업체들의 도산 우려 때문에 현금지불을 계속할 방침이지만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 지난 4월 이후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는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무이자할부판매를 3개월간 계속해 각사가 모두 자금사정이 극히 나쁜 상태다. 그러나 기아와 현대 대우에 복수로 납품하는 부품업체가 도산할 경우 현대와 대우가 곧바로 조업에 차질을 빚게 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현금지불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 ▼경영자원의 비효율적인 운용〓당초 현대와 대우자동차는 올 한 해동안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었으나 기아사태 때문에 「엉뚱한 곳에 힘을 쏟는 격」이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기아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현대와 대우자동차는 생산과 판매관리강화, 인력재배치등 구조조정계획을 뒤로 미루고 있다』며 『기아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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