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금융지원을 통해 기아자동차를 조기에 정상화시키되 나머지 계열사는 통폐합하거나 제삼자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기아그룹 처리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통상산업부측도 『기아 처리문제는 부도유예기간 중 채권은행단과 기아측이 논의할 일』이라면서도 기아자동차만은 제삼자인수가 아닌 방식으로 경영정상화시키는 방안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원측은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상호지급보증으로 얽혀있어 분리처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 구체적인 처리방식에서는 은행 및 통산부와 이견을 보였다.
제일은행의 고위관계자는 18일 『기아자동차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기아특수강과 기산 등 나머지 계열사는 각사의 주거래은행들이 주도해 통폐합이나 제삼자 인수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계의 「계열사별 처리」방식은 부실화된 계열사를 정리한다면 기아자동차가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姜萬洙(강만수)재정경제원차관은 이날 『우리나라의 재벌그룹은 계열사간에 상호지급보증으로 얽혀있으며 기아도 마찬가지』라면서 『타 계열사와 분리해 기아자동차만을 살리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아특수강은 부채가 많고 국내 특수강 공급이 과잉상태인데다 인수능력이 있는 포항제철이 「인수 불가」방침을 밝히고 있어 채권은행측이 좋은 조건을 내세워도 팔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영이·임규진·천광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