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요즘]한국IBM,「맞춤식」복지제도

  • 입력 1997년 7월 14일 08시 01분


사원복지비는 늘었다는데 정작 손에 잡히는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절실히 필요한 부분에는 왠지 지원비가 부족한 느낌이다. 회사에서 일률적으로 사원복지비를 책정하는데서 오는 회사원들의 불만이다. 한국IBM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카페테리아식」 복지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회사가 사원에 따라 지원할 전체금액을 제시하고 그 범위내에서 입맛에 따라 「메뉴」를 고르듯 스스로 항목을 선택하도록 한 것. 말하자면 맞춤식이다. 이 회사는 우선 개인별로 부양가족상황과 근속연수 나이 등에 따라 기본예산을 차등 배정했다. 그리고 △의료보상 △치과보상 △생명보험 △휴가 등 4개의 항목에 대해서 제공되는 혜택의 수준에 따라 지원액을 차등 지급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사원들에게 준다. 즉 의료보상의 경우 사원이 전액보상을 선택하면 30만원, 75%보상을 선택하면 20만원 등이 지원되고 생명보험도 연봉 1배수일 경우 3만원, 연봉 2배수일 경우 9만원 등이 지원되는 식이다. A씨의 예를 보자. 그가 쓸 수 있는 복지예산은 모두 92만원. 그는 의료보상의 경우 75% 보상(20만원), 치과보상은 전액보상(10만원), 생명보험은 연봉 2배수(9만원)를 택했다. 그의 전체예산에서 39만원을 뺀 53만원은 「복리후생계좌 연간 이용한도액」으로 들어간다. 이 돈으로 약값 체력단련비 탁아비 등 20여개 항목의 다양한 메뉴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물론 A씨의 복지비는 예로 든 것. 한국IBM측은 구체적인 개인별 복지액을 밝히기를 꺼렸지만 어떤 방식인지는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회사 인사과의 李相曄(이상엽)차장은 『사원들은 필요없는 부분은 줄이고 원하는 항목의 액수를 늘릴 수 있어 크게 반긴다』며 『회사측도 복리후생예산을 예측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경비를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점 때문에 미국기업들은 지난 70년대부터 이 제도를 도입, 포천지(誌) 선정 5백대기업중 75%이상이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기업들도 지난 95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문연구기관인 와이어트사에 따르면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50% 이상이 도입 전에 비해 경비가 평균 10% 줄었다. 국내기업들도 이 회사의 사례를 벤치마킹 삼성화재를 비롯한 50여개 업체가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맞춤식 복지제도」가 일반화되는 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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