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 崔회장 수술]「그룹 경영」 어떻게 될까

  • 입력 1997년 6월 23일 20시 11분


국내 재벌 랭킹 5위인 선경그룹은 崔鍾賢(최종현)회장이 미국에서 폐암수술을 받고 요양중임에 따라 전문경영인들과 2세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회장의 일선후퇴와 2세 경영체제의 조기 가시화를 전망하기도 하지만 선경그룹은 이를 강력히 부인한다. 그룹 경영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최회장은 오래전부터 그룹의 장기투자계획만을 간간이 챙겼을 뿐 경영전권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겨왔다』며 『따라서 최회장이 장기간 요양하더라도 그룹의 정상경영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회장이 평소 「후계자문제는 2000년경에 거론하겠다」고 밝힌만큼 최소한 앞으로 3년 가량은 최회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경영인체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들도 金恒德(김항덕)그룹부회장과 孫吉丞(손길승)SK텔레콤부회장 겸 그룹경영기획실장 등이 주도하는 전문경영인체제가 잘 구축돼 있어 최회장의 요양에 따른 경영공백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회장의 수술을 계기로 선경그룹의 후계체제가 종전의 예상과는 달리 앞당겨 구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공존한다. 후계군의 일각에는 최회장의 장남인 泰源(태원·37)씨가 포진해 있다. 또 최회장의 형이자 그룹 창업자인 고 崔鍾建(최종건)전회장의 세 아들인 胤源(윤원·47) 信源(신원·45) 昌源(창원·33)씨 등이 있다. 현재 태원씨는 유공 상무와 그룹경영기획실 상무를 겸하면서 유공과 SK텔레콤 등 최회장이 회장 취임이후 인수한 계열사의 업무를 주로 관장하고 있다. 한편 최회장의 장조카인 윤원씨는 선경인더스트리 부회장, 둘째 조카인 신원씨는 ㈜선경 부사장, 막내 조카인 창원씨는 선경인더스트리 전략기획실장 등으로 그룹의 「모기업군」을 나누어 맡고 있다. 이들중 윤원씨는 건강상의 문제로 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신원씨가 특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팎에서는 이 그룹의 후계구도가 계열사 분할경영과 맞물려 가시화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 그룹의 한 관계자는 『태원씨와 신원씨 등이 계열사를 나눠 맡게 되더라도 계열사들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어 그룹의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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