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김인호팀 금융개혁 딜레마]입법추진 삐끗 속앓이

  • 입력 1997년 6월 18일 20시 07분


姜慶植(강경식)―金仁浩(김인호) 경제팀이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중앙은행제도 개편을 둘러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의 힘겨루기가 한은 총재와 직원들 간의 갈등 뿐 아니라 청와대 비서실 내부, 신한국당과 재경원의 분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 강부총리는 금융개혁법안의 임시국회 상정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김청와대경제수석도 한은의 집단행동에 대해 경고, 강경대응하는 모습이다. 김수석은 『금융개혁은 당위다. 밥그릇싸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수십년 후퇴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이 처한 속사정은 만만치않다. 당사자인 재경원과 한은이 격렬한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청와대 안에서도 정무비서실은 김수석의 개편안 강행 주장에 짜증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무 쪽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2의 노동법사태」가 빚어져서는 곤란하다며 금융개혁입법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신한국당과 비슷한 입장. 그런 가운데 직원들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있는 李經植(이경식)한은총재는 자신이 합의한 개편안에 대해 18일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입법과정에서 수정해보도록 하겠다』고 말을 바꾸고 나왔다. 이는 이총재 및 朴晟容(박성용)금융개혁위원장과 100% 합의했다고 강조해온 강부총리와 김수석의 힘을 빼는 「일각의 붕괴」다. 더구나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재가한 개편안에 대해 그 발밑의 일부 비서실에서조차 「정치적 현실론」을 들먹이는 것도 강부총리와 김수석의 개혁의지에 달갑잖은 역풍. 입법추진 과정도 만만찮다.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은 절차를 밟으려면 정부와 여당이 일치단결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러나 정부내 일각과 신한국당측이 금융권의 반발, 야당과 민노총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부총리와 김수석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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