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은 자금난이 심각해진 지난해 10월경부터 정부와 금융계 요로를 찾아다니며 다급히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韓昇洙(한승수)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 李錫采(이석채)청와대경제수석, 李秀烋(이수휴)은행감독원장 등이 27일 정총회장을 만나 나눈 이야기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이들은 정총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보관련 자금지원과 관련해 전혀 얘기가 없었거나 지원요청을 거절했다고 잘라 말했다.
한부총리는 정총회장을 두번 만났다. 정확히 지난해 8월19일과 10월10일 집무실로 정총회장이 찾아왔다. 한부총리는 그러나 『두번 다 시베리아가스전 투자문제로 이야기를 나눴을 뿐 한보철강과 관련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수석이 그를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이수석은 이때 정총회장에게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금융기관을 설득하지 못하면 누구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이수석은 『12월초에 (한보철강에 대한) 종합적인 상황파악에 들어가 재정경제원과 은행감독원, 주거래은행에 한보의 실상과 내용을 보고토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감독원장도 정총회장을 두번 만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정총회장이 두차례 찾아와 『철강단지가 거의 완공돼 가는데 자금이 부족하다』며 『은행들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개별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은행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답변을 했다는 것이 이원장의 설명이다.
정총회장은 이후에도 李桓均(이환균)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를 비롯, 곳곳에 구원의 손길을 뻗친 흔적이 있다.
〈金會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