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株청약 인기『시들』…올「시장조성」종목만 16개

  • 입력 1996년 12월 5일 20시 12분


「李熙城기자」 황금알을 낳던 공모주청약이 천덕꾸러기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공모주를 배정만 받으면 최소한 20∼30% 가량의 수익을 거뜬히 올릴 수 있었으나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증시침체로 신규 상장주식의 주가가 하락, 오히려 손해를 볼 정도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증시에 새로 상장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 시장조성에 들어간 종목이 LG반도체 등 모두 16개 종목에 달했다. 작년 한햇동안 시장조성에 들어간 종목은 조일제지 등 5개사에 불과했으며 지난 93년과 94년에는 시장조성 종목이 아예 한 종목도 없었다. 시장조성이란 증시에 새로 상장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발행가)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지면 공개를 담당한 증권사가 상장후 6개월간 의무적으로 공모가격으로 주식을 매입, 주가를 부양하는 조치. 상장후 주가가 이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게 됨에 따라 과거 수백대 1을 기록했던 공모주청약경쟁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실시된 현대전자 등 9개사의 공모주청약에서 현대전자 Ⅰ그룹(증권사증권저축)과 Ⅲ그룹(증금공모주청약예치금), 퍼시스 Ⅲ그룹, 동남합성 Ⅲ그룹의 청약경쟁률은 10대1을 훨씬 밑돌았다. 이처럼 공모주청약의 인기가 급속도로 떨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증시침체를 주요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또 올하반기들어 동양상호신용금고 등 수익성이 다소 낮은 금융기관들이 대거 공개되는 등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의 공개가 예전보다 적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공모주가 상장되자마자 무조건 팔고 보자는 투자전략은 다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초 이후 시장조성에 돌입, 신규 상장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대우증권 등 9개 증권사들은 매입후 주가가 상승하는 바람에 모두 매매차익을 거뒀다. 동서증권 尹承俊(윤승준)기업금융부차장은 『공모가산정방식이 자율화됐지만 아직도 공모가가 시장가격보다 낮게 산정되고 있는 만큼 차익을 거둘 수 있다』며 『또 시장조성기간 중에는 주가가 최소한 공모가를 밑돌 염려가 없는 만큼 상장후 6개월간은 계속 보유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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