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민영화]「전문 경영인」선정 투명성이 과제

입력 1996-11-01 20:19수정 2009-09-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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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會平·許文明 기자」 굵직한 알짜 공기업의 민영화방안을 놓고 고심하던 정부가 끝내 「전문경영인체제」라는 우회노선을 택했다. 경영정상화후 매각을 추진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사실상 「매각포기」선언을 하기까지 정부내에서도 추진방안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93년 단 두달만에 공기업민영화 대상과 방식을 결정할때 이미 단추를 잘못 꿴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문민정부의 중점적인 개혁시책이란 고리에 묶여 수정을 못한채 3년 가까이 세월을 허송해왔다. 93년12월 발표당시 98년까지 58개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10개 공기업을 통폐합한다고 했지만 지난 10월현재 22개사의 지분매각이 완료됐고 5개사를 통폐합하는데 그쳤다. 물론 큰 공기업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다 경제팀 교체를 계기로 『여론의 비판을 받더라도 제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론」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수정대책의 핵심은 단연 전문경영인체제다. 鄭德龜 재정경제원 기획관리실장은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경영에 임하면 한국판 아이아코카가 나오지말란 법이 없다』고 자신을 보였다. 정부는 제도적 장치로 지금의 투자기관체제에서 출자기관으로 전환하되 정부지분이 당장 50%밑으로 내려가지 않더라도 당장 내년부터 출자기관 대우를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출자기관이 되면 정부의 관선이사가 없어지고 예산편성에서도 정부간섭을 받지않는다. 이런 스케줄대로라면 첫 전문경영인 출신 사장은 내년중에 나오게 된다. 정부는 내년중 법개정을 통해 전문경영인 출신 사장에게 경영 인사상의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사외이사제와 외부감사제를 운영하는 등의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기업의 이윤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원감축 등을 통한 조직의 슬림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장이 당장 민간기업 정도의 자율경영권을 갖게 되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당장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담배경작자들의 보호에 매여있고 한국통신은 정부가 대주주의 위치를 유지하도록 돼있다. 한국중공업은 현대산업개발과의 사옥 소송이 걸려있어 당분간 꼼짝할 수 없게 돼있다. 최고경영자의 신분을 보장해주겠다는 정부의 얘기도 공기업의 경우 낙하산인사가 관행이 돼버린 현실로 볼 때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중공업 체제와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소규모의 공기업 매각도 정부는 대부분 내년에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남해화학 등 매각대상이 정해진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사정과 크게 다를 바없다. 특히 금융기관의 지분매각은 증시침체가 계속되는 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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