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전은 ‘독자 만드는 공장’…한국 청년들 열기 놀라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2일 11시 19분


에세키엘 마르티네스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전 총괄국장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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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끝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한국 문학에 주목하는 ‘붐’의 포문을 연 사건입니다. K-팝과 K-드라마의 호응이 문학으로 이어질 겁니다.”

에세키엘 마르티네스(Ezequiel Martinez)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전 총괄국장(65)은 24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소수 언어 문학인 한국 문학이 라틴아메리카 문학처럼 세계 중심부로 갈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현지의 열기를 근거로 들면서 “아르헨티나에 얼마나 많은 한국 문학 독자층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엔 한국 고전·현대 문학만 펴내는 전문 출판사가 있고, 한강의 작품은 지금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네스 국장은 한국 문학의 강점으로 폭넓은 작가층과 다양한 장르를 꼽았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정보라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 시발점이 됐지만, 그 바탕엔 아동·청소년 문학, SF, 심리소설까지 탄탄한 저변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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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을 202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전은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도서·출판 행사로, 스페인어권 출판과 문학의 핵심 허브로 꼽힌다. 올해 4월 23일~5월 11일 열린 50회 도서전은 19일간 134만여 명이 찾아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이 도서전이 칠레·우루과이·브라질 등 남미 전역으로 한국 문학이 뻗어나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것.

최근 폐막한 ‘2026년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마르티네스 국장은 ‘청년 독자의 열기’가 인상깊었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청년이 종이책 한 권씩을 손에 들고 사인받으려 몇 시간씩 줄을 서 있었다. 다른 나라 도서전들에도 많이 방문해 봤지만, 한국은 관객 연령대가 청년층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며 “책이 주인공인 도서전을 기획해 온 사람으로서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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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 흥행의 이면, 독서율 하락과 출판 산업의 위기는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공통으로 안은 고민이다. 마르티네스 국장은 “도서전은 ‘독자를 만드는 공장’이 되어야 한다”며 “도서전을 방문하는 이는 늘어났지만 설문조사를 해보면 방문객의 절반가량은 책을 한 권도 사지 않고 돌아간다”며 “그럼에도 도서전은 이들에게 생애 처음 책을 사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마르티네스 국장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해외 주요인사 초청사업’(K-fellowship)을 통해 이뤄졌다. 그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한국 신예 작가들도 더 알아가고 싶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문학이 서로를 향하는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문학#한강#노벨문학상#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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