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메 콰르텟’ 10주년 기념 공연
쇼스타코비치-슈베르트 등 구성
“지난 10년은 팀을 증명해온 시간”
올해 창단 10년을 맞은 에스메 콰르텟이 2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에서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왼쪽부터 배원희, 디미트리 무라스, 허예은, 하유나. 크레디아 제공
“예전엔 에너지와 열정으로 밀어붙였다면, 지금은 작품 안에서 기다릴 줄도 알고 서로의 소리를 더 신뢰하게 됐어요.”
국내 대표적인 현악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은 동아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2016년 결성 이후 흐른 10년의 변화를 이렇게 돌아봤다. 배원희(제1바이올린), 하유나(제2바이올린), 디미트리 무라스(비올라), 허예은(첼로)으로 구성된 이들은 2018년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과 특별상 4개를 받으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유럽과 북미 등에서 300회 넘는 공연을 이어왔다. 하유나는 “지난 10년은 에스메 콰르텟이 어떤 팀인지 만들어가고, 그것을 증명해 온 시간이었다”고 했다.
에스메 콰르텟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9일 강원 춘천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8번, 드보르자크 현악사중주 12번 ‘아메리칸’,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로 구성됐다.
“현악사중주의 매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봤습니다. 세 작품은 모두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힘이 있어요.”
슈베르트는 이들에게 특히 중요한 작곡가다. 위그모어홀 콩쿠르 결선에서도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5번을 연주했다. 2025∼2026시즌엔 미 샌프란시스코 퍼포먼스 상주 앙상블로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를 마쳤다. 에스메 콰르텟은 슈베르트를 “가장 인간적인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꼽으며 “한 작곡가의 삶과 내면을 긴 시간 따라가는 것은 한 인간의 정신세계를 함께 여행하는 느낌에 가깝다”고 했다.
현악사중주는 네 사람이 서로 설득하고 양보해야 하는 장르다. 배원희는 “단순히 음을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왜 그렇게 연주하고 싶은지까지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 실내악계의 변화도 체감하고 있다고. 배원희는 “예전엔 한국 연주자들이 솔리스트적 역량은 뛰어나지만 실내악 경험은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실내악을 ‘솔로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 독립된 예술 장르로 선택하는 음악가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다음 시즌엔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와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폭넓게 다루는 ‘올 아메리칸(All American)’ 프로젝트에 나선다. 올 9월엔 파니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 등이 담긴 앨범 ‘누이(Nui)’도 발매한다.
“다가올 10년은 그동안 받은 사랑을 더 넓은 사회와 나누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클래식 명작과 이 시대의 새로운 목소리를 연결하는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무라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