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하노이서 북-미 정상회담
北 동기 못 읽고 비핵화 기회 놓쳐
◇폴아웃/조엘 S 위트 지음·최종건 한석표 옮김/720쪽·3만8000원·메디치미디어
공식 북-미 정상회담은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린 ‘하노이 회담’이 마지막이다. 결국 실패로 끝난 이 회담을 두고 당시 많은 언론은 그 책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돌렸다. 그가 대량살상무기 실험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번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미국 국무부 관리로 북한 당국자들과 수차례 만났던 저자는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는 김 위원장이 강조해 온 비핵화에 대한 공개적인 약속 등으로 미뤄 볼 때 실제로 그가 합의를 원하고 있었다고 봤다. 오히려 비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한다. ‘2분짜리 사나이’로 불릴 정도로 특유의 성급함을 가진 트럼프로 인해 협상은 4시간여 만에 결렬됐고, 이는 비핵화의 결정적 기회를 무너뜨린 순간이 됐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해 미국 행정부 6대에 걸친 35년 북핵 협상 실패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미국, 한국, 북한 관계자를 총 300회 이상 인터뷰하면서 북-미 핵 협상의 막전막후를 재현한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미국의 외교적 사투와 오판, 내부 분열 등을 보여주면서 ‘왜 북한 비핵화 실패는 반복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저자는 ‘하노이 노딜 회담’과 함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도 중대한 실패라고 지적한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 태도를 보이기 전까지 대화를 거부하고 제재를 유지하는 정책이지만, 사실상 ‘방치’였다는 것이다. 이 시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트럼프와 오바마 행정부 사례는 아주 달라 보이지만, 미국 외교정책의 공통된 한계를 보여준다. 바로 ‘북한의 동기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점이다. 저자가 만난 미국의 관료들은 대개 북한의 핵 위협을 단순한 호전성 분출로, 북한 지도자를 충동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저자는 “미국은 북한과의 직접적 경험 대신 근거 없는 신화나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적 정보에 의존해 정책을 수립해 왔다”며 “북한 지도자들을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상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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