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탈을 쓰고 북소리에 맞춰 어깨춤을 추는 무용수들. 막이 전환되자 전자 탈을 쓰고 나타나 완전히 다른 춤을 춘다. 탈춤을 소재로 ‘우리다운 움직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 ‘탈바꿈’이 다음 달 19∼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에 앞서 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연습실에서 ‘탈바꿈’의 일부 장면이 공개됐다. 안무가 이재화는 “한국 무용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새로운 것을 보여 줄 수 있는지를 늘 고민하다가 ‘탈바꿈’이란 단어에 꽂혀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탈바꿈’은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우수작에 선정됐고, 지난해 국제현대무용제(MODAFE) 폐막작으로 초청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안무가는 “이전에 선보였던 30분 공연을 60분으로 늘리면서 전통 탈만 쓰는 것이 아니라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이용해 춤을 추는 도중 가면이 바뀌도록 설정했다”고 했다. 가면이 바뀌는 순간 무용수의 몸짓도 순식간에 바뀌면서 다른 인물로 ‘탈바꿈’한다.
국립무용단 이요음 단원은 “극도로 내향적인 성격인데 무대에서 탈을 쓰는 순간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긴다”며 “평소보다 더 익살스럽고 과감한 캐릭터 표현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조승열 단원은 “공연의 절반 이상을 탈을 쓰고 있어야 해 시야나 호흡이 답답한 점은 있지만, 하회탈이나 각시탈 등 어떤 탈을 쓰느냐에 따라 내 몸도 그 캐릭터에 동화되는 감각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무대에는 거대한 회전 구조물이 등장하는데, 이 안무가는 이것을 ‘한국적 정신’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가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버텨야 한다’, ‘할 수 있다’는 인내 혹은 억압이 한국적이라고 느끼거든요. 무대 위 장치는 ‘늘 끌어야 하는 수레’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누군가는 수레를 끌면서 버티고, 누군가는 편하게 활보하는 계급 구조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탈춤은 겉으로 보기엔 익살스럽지만, 가면을 쓰고 말할 수밖에 없는 억압이나 슬픔을 이겨내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춤이기도 하다. 무대 위 장치 역시 이런 해석을 반영한다. 공연은 무대 위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전자음악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개막 전인 6월 4일에는 작품의 일부 움직임을 직접 배워 보는 오픈 클래스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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