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벙커 트릴로지’ 중 ‘모르가나’에서 솔저1 역의 이석준(왼쪽). ‘맥베스’에서 솔저2를 연기하는 박정복(가운데)과 솔저1 역의 최재웅. 아이엠컬처 제공
제1차 세계대전. 곧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여기며 전쟁이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입대한 영국인들. 함께 온 친구들이 얼마 되지 않아 눈앞에서 참혹하게 숨지자 큰 충격을 받는다. 갑자기 시작되는 폭격, 알 수 없는 곳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이들은 점점 이성을 잃어간다.
1차 세계대전을 세 편의 고전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로 재해석했다. 작품 ‘모르가나’는 아서 왕 전설의 마법과 환영 속에서 병사들의 공포를 비춘다. ‘아가멤논’은 스스로 가정을 무너트리는 비극을 그렸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참호에서 극중극으로 재구성했다. 세 작품은 따로 봐도 무방하게 각각 독립적으로 그렸지만 서로 이어져 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벙커로 들어가는 것처럼 만들었다. 100여 석의 객석은 무대와 바로 맞닿아 관객도 벙커에서 병사들과 함께 숨쉬는 것 같다. 이들이 느끼는 공포와 절망, 분노가 온몸으로 전해져 온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뿜어내 극강의 몰입도를 자아낸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2016년 초연됐고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이다. 각 작품은 인터미션 없이 75분간 진행된다.
솔저1은 이석준 최재웅 박훈, 솔저2는 이동하 박정복 신성민, 솔저3은 문태유 김바다 김시유가 각각 맡았다. 솔저4는 정연 이진희 정운선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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