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허물고 숲을 들인 ‘자연과 럭셔리의 공생’

  • 동아일보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

싱가포르 야생보호구역 만다이 중심부에 자리 잡은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의 트리하우스 모습. 반얀그룹 제공
싱가포르 야생보호구역 만다이 중심부에 자리 잡은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의 트리하우스 모습. 반얀그룹 제공
첫인상은 ‘초록초록’이었다.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야생보호구역의 심장부에 두 달 전 문을 연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이하 만다이 리조트) 얘기다. 입구 양옆을 수호신처럼 높다랗게 지키는 레인트리와 인디언비치트리를 통과해 로비에 들어서면 초록색 넝굴 식물이 곳곳에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다. 열대 과일을 띄운 웰컴 드링크를 마시니 온몸이 초록으로 물드는 느낌이다.

반얀트리 브랜드로 유명한 반얀그룹이 1994년 창업 이래 세계에서 100번째, 싱가포르에는 처음 지은 호텔이 바로 만다이 리조트다. 싱가포르 출신인 창업주 부부는 자국에 어떤 호텔을 지을지 부지 선정부터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싱가포르의 야생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만다이에 그들의 비전을 담았다.

싱가포르 정부와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원하는 만다이에는 버드 파라다이스, 싱가포르 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리버 원더스,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아시아까지 5개의 자연 테마파크가 있다. 리조트에서 걸어서 10분 이내로 모두 도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주토피아’다. 지난해 개장한 자연 산책로 ‘만다이 보드워크’도 이어진다. 조명을 낮춘 밤의 리조트에서는 연못가 개구리들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자연보호구역의 숲이 보이는 리조트의 트리하우스 객실 내부.반얀그룹 제공
자연보호구역의 숲이 보이는 리조트의 트리하우스 객실 내부.반얀그룹 제공
리조트는 24채의 단독 트리하우스와 338개 객실을 갖춘 5층 규모의 일반 숙박동으로 구성돼 있다. 1박에 약 1000달러인 트리하우스와 1박에 약 300달러인 숙박동을 함께 지은 건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씨앗 껍질을 모티브로 지어진 트리하우스는 전용 테라스가 있어 열대우림, 정원, 저수지의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 내부에는 토착 동물들의 석판화가 걸려 있어 싱가포르 생물다양성을 느낄 수 있다.

숙박동은 ‘바이오필릭’(biophilic·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철학에 따라 열대우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싱가포르 ‘와우 건축사무소(WOW Architects)’는 벽 없이 기둥만으로 건물을 땅에서 띄워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했고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벽면에는 야생의 나무 흔적을 드러냈고 로비에는 재활용 목재로 제작된 가구들을 두었다. 각 객실에는 에너지 사용량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정수기와 휴대용 물통도 비치돼 있어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할 일이 없다.

리조트 옥상에는 정원이 있어 각종 채소가 재배된다. 저수지를 바라보는 레스토랑 ‘포리지’는 여기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파인다이닝 요리를 내놓는다. ‘자연이 이끄는(Guided by nature)’이라는 이름의 코스는 메뉴마다 와인이 페어링됐다. 가다랑어와 피스타치오 카나페에는 프랑스 프로방스 로제 와인, 된장에 재운 은대구 요리에는 뉴질랜드 말보로 피노누아, 배와 블랙베리 디저트에는 포르투갈 그라함스 화이트 포트 블렌드 넘버5가 나왔다. 저녁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동안 각각의 음식 맛이 꽃잎처럼 섬세하게 피어났다.

리조트 안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로컬 감성이 어우러진 ‘반얀트리 스파’가 있다. 세 개의 트리트먼트룸 외관은 천산갑의 보호용 케라틴 비늘에서 영감을 받았다. 비늘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듯 이용객에게도 안락함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스파에서 열린 30분짜리 ‘입욕제 만들기’ 체험에 참석해봤다. 천연 아로마오일과 소금, 커피 가루 등을 섞어 나만의 취향대로 입욕제를 만드는 시간에서 정신적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만다이 리조트에서 ‘럭셔리’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특별한 가치이며 진귀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반얀그룹의 행보가 증명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도전일 것이다. 럭셔리는 자연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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