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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안의 시대, 파멸로 향한 질주…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뉴시스(신문)
입력
2025-12-27 12:09
2025년 12월 27일 1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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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 전역 뒤흔든 실존 인물 이야기 다뤄
범죄자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이들의 서사 쫓아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 작품 더 풍성하게 만들어
ⓒ뉴시스
대공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1930년대 미국. 가난과 불안이 일상을 잠식하던 시대,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라는 한쌍의 범죄자가 등장한다. 무모한 선택과 비극적 결말,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대의 불안을 응축한 상징이 됐다.
지난 11일 개막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는 실존 인물의 실화를 토대로, 이들이 왜 범죄자가 됐는지 그 내면을 따라간다.
가난을 벗어나 악명 높은 영웅이 되고 싶은 클라이드는 영화 같은 삶을 꿈꾸는 보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함께하기로 한 두 사람 앞에 펼쳐진 건 범죄와 도주다. 탈옥한 클라이드와 그를 도운 보니는 각종 범죄를 저지르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이들의 이야기는 1967년 할리우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탄생했고, 2011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첫선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이 이뤄졌고, 이듬해 재연됐다. 그리고 11년 만에 삼연으로 관객을 다시 만나고 있다.
작품은 가난과 좌절이 불러온 욕망을 드러내면서도, 그들의 선택을 낭만으로 포장하는 대신 질문을 던진다.
두 사람의 범죄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끝내 살인으로 이어진다. 사람을 죽인 후 괴로워하던 것도 잠시, 점차 더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된 이들에게선 죄책감도 희미해진다.
시대의 혼란 속에 대중은 멋지게 차려입고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영웅처럼 떠받들고, 언론도 스타를 다루듯 이들을 조명한다.
보니와 클라이드 또한 신문과 잡지를 장식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즐기지만, 불안한 도주 생활의 끝에 대한 공포를 떨칠 수는 없다.
“계속 움직여야 해, 안 그러면 난 죽어”라고 되뇌는 클라이드나 “그럼 이게 우리의 끝이야?”라는 보니의 대사는 스스로를 막다른 길로 몰아붙인 이들의 처절한 현실을 드러낸다.
암울한 시대만을 탓하기에는 무모했고, 무책임했던 이들의 ‘정해진 끝’을 보여주는 듯한 엔딩 장면도 인상적이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불안한 질주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을 만나 더욱 속도를 얻는다.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로 꼽히는 프랭크 와일드혼은 재즈와 블루스,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를 녹여 보니와 클라이드의 내면을 더욱 강렬하고도 직선적으로 드러낸다.
클라이드 역에는 조형균, 윤현민, 배나라가 출연한다. 보니 역은 옥주현, 이봄소리, 홍금비가 연기한다.
공연은 내년 3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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