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왔어요]사소한 인류 外

  • 동아일보

● 사소한 인류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종신교수인 저자가 일상의 아름다움을 탐구한 에세이다. 수백만 년 전 화석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찰나와도 같은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면서 그 안에도 인류의 진화사가 녹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미국이란 낯선 나라에 이방인으로 뿌리내려야 했던 유학 과정과 육아 등 저자의 삶이 고인류학의 사유와 자연스레 맞물린다. 담대한 태도로 인간다움, 학자다움, 여자다움의 기원을 고찰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이상희 지음·김영사·1만7800원

● 나는 내가 고장 난 줄 알았다

딸과 함께 갑자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저자가 성인 ADHD인을 위해 쓴 책이다. ADHD 전문 코치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단순히 ‘문제 있는 사람’으로 보는 건 오해라고 지적한다. 과잉행동과 충동성, 짧은 작업기억 등 21가지 키워드를 통해 ADHD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수치심과 자책에 빠진 ADHD인, 혹은 ‘내가 ADHD는 아닐까’라고 의심하는 이들이 읽을 만하다. 메러디스 카더 지음·이진 옮김·수오서재·1만8000원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질문들

경기 용인외대부고 교감인 저자가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20곳을 걸으며 쓴 인문 기행이다. 그 대학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인재를 길러왔는지, 어떤 질문들이 그 과정을 이끌어왔는지 등을 살폈다.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동아일보에 4년간 관련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 시대 교육이 진정 지향해야 할 목표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박인호 지음·글로세움·1만8000원

● 불교를 미학하다

서울과학기술대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인 저자의 본격 불교미학 탐색서. 서양 미학 속 기준이 되는 ‘비례’, ‘재현’, ‘숭고’를 벗어나 불교미술을 분석할 수 있는 개념을 찾아나섰다. 저자는 불교미술, 더 나아가 동양미술에는 완전하지 않아 삐딱하고 미완성된 모습이 공존하는 ‘대충의 미학’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불상이나 불화를 보고 거개가 비슷해 보인다고 느낀 이들이라면 불교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진경 지음·그린비·4만2000원

● 말문이 열리는 순간

‘해말갛다’ ‘발그레하다’ ‘물씬하다’ 등 한국어 형용사 48개를 빛깔, 모양, 풍경, 감정, 태도, 가치 등 6종류로 나누고 그에 어울리는 사진과 함께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여행가. 눈 내린 북촌 한옥마을, 분주한 을지로 공구 상가, 진달래꽃을 파는 완도 5일장, 태풍으로 불어 넘친 금강, 나뭇잎 그림자가 아롱지는 양산 통도사, 화산섬 제주의 숲과 바다…. 다채로운 한국의 풍경마다 매력 넘치고 깊이 있는 한국어 형용사를 겹쳐 읽는 재미가 있다. 이온 지음·이응·2만2000원

● 로컬 오딧세이

각각 요리사, 음식탐험가, 음식 문헌 전문 번역가 등으로 오랜 시간 음식과 인연을 맺어 온 저자들이 지속 가능한 미식을 위해 협업해 만든 책이다. 특정 지역의 식재료와 식문화를 취재하고, 이를 새로운 요리로 재해석했다. 부산 기장군에선 붕장어를 잡는 과정에서 딸려 올라온 부수 어획물인 말미잘로 전병을 만드는 식이다. 제철 재료를 식탁 위 근사한 한 끼로 탈바꿈시키는 요리책이면서, 지역에 대한 공부 책으로도 손색없다. 김태윤, 장민영, 황종욱 지음·을유문화사·2만3000원


#신간#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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