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대상 등 여러 광고상을 받은 현직 교수가 세계 광고사에 대해 쓴 책. 단순 광고 기법과 트렌드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를 논리로 설득하는 광고의 ‘망치(하드셀)’와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솜사탕(소프트셀)’을 축으로 시대적 변화 등을 읽어 낸다. 196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광고 등을 포함해 광고가 ‘세상의 거울’임을 보여 주는 사례를 제시한다. 김동규 지음·푸른역사·4만5000원
● 사월에 부는 바람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소설가로, 제주의 아픈 역사에 오랜 기간 천착해 온 작가가 삶과 문학을 아우르는 자전적 에세이를 펴냈다. 작가는 예닐곱 살 때 제주 4·3사건을 겪은 뒤 죽은 자를 위해 증언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임을 깨닫고서 ‘순이 삼촌’ ‘제주도우다’ 등의 작품을 남겼다. 책에는 45년 만에 발동한 12·3비상계엄에 대한 기억 등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한국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냈다. 현기영 지음·한길사·1만6000원
● 그녀를 지키다
세계적 문학상인 프랑스 공쿠르상 2023년 수상작.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왜소증이 있는 천재 석공예가와 자유를 꿈꾸는 유명 가문의 딸이 주인공. 태생적 한계와 사회적 난관에도 꺾이지 않는 영혼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영화 ‘데드 엔드’ 등을 연출하고 소설 ‘나의 여왕’을 펴낸 작가 겸 영화감독이 썼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정혜용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 현존의 아름다움
“진정한 휴식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적극적으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조선 후기 화가인 혜원(慧園) 신윤복이 그린 ‘연당의 여인’을 보면서 저자가 깨달은 ‘평온의 미학’이다. 고대 불교 조각부터 고려불화, 조선 문인화까지 한국인이 예술을 통해 표현해낸 평온의 세계를 조명한다. 저자가 15년간 집필한 ‘한국의 미학과 미의식’ 시리즈 마지막 권이다. 최광진 지음·현암사·2만5000원
● 옛것에 혹하다
50년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을 지킨 골동품 상인 겸 고미술 전문가가 80개의 명작을 엄선해 소개한다. 표암 강세황, 황산 김유근의 서화 등 ‘구로도무끼’(볼수록 매력적인 작품을 뜻하는 골동 상인들의 은어)부터 저자가 “우리 민족 역사상 최고의 예술가”라고 칭하는 추사 김정희, 만해 한용운 등의 잘 알려진 글씨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골동계 사람들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담았다. 김영복 지음·돌베개·2만3000원
●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휴일에는 버스조차 없는, 인구 1700명의 산골마을에서 사서로 자임한 저자의 에세이. 내면의 깊은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집을 도서관으로 꾸미고 사람들과 개인 장서를 나눠 읽기로 한 것이 계기다. “함께 책을 읽는 행위는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마중물”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사연과 함께 책 읽는 행위가 가져다준 회복의 경험을 따뜻하게 풀어냈다. 아오키 미아코 지음·이지수 옮김·어크로스·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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