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향-카라멜 맛… 어른들의 촉감놀이 티테이스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5일 03시 00분


12종 차 맛보며 취향 찾고 감각 일깨워
맛과 향에 집중하니 일상 고민 날아가

언제부턴가 ‘식후 커피’ 공식이 흔들리는 걸 느낀다. 점심 후 무작정 커피 전문점으로 향하는 대신 이렇게 묻는 이들이 늘었다. “커피 괜찮아, 아님 차(茶)가 좋아?”

커피와 차가 라이벌 관계는 아니지만, 커피 대세 시장에서 차의 존재감이 또렷해지는 건 분명하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취급하는 차 메뉴가 다양해졌고 티백 세트를 선물로 주고받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맥파이앤타이거 신사티룸’을 찾았다.

동아시아 차 전문 브랜드인 맥파이앤타이거는 성수와 신사 두 곳에 티룸을 두고 있다. 성수티룸은 카페 같이 일상에서의 차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고 신사티룸은 티 테이스팅과 티 코스(종료) 등 경험에 초점을 맞춘 예약제 공간이다. 이날 신사티룸에서는 12종의 차를 시음할 수 있는 퍼블릭 티테이스팅 코스가 진행됐다. 월 2회 열리는 티테이스팅의 정원은 6명, 참가비는 2만 원이다.

“12종의 찻잎을 관찰하고 향을 맡고 맛을 본 뒤 첫맛과 끝 맛 등 향미를 기록해주시면 됩니다. 그런 다음 각자 느낀 점을 공유할 거예요.”

박수진 부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가지런히 다기가 놓인 공간으로 이동했다. 모양과 색이 조금씩 다른 1번∼12번 찻잎들. 2분 30초에 맞춰둔 타이머가 울리자 박 매니저가 미간에 힘을 주며 조심스레 차를 내렸다.

오감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새기며 분주히 차를 맛봤다. 어떤 건 쉽고 어떤 건 아리송하다. 숲향, 레몬향, 카라멜향, 꿀향…. 눈을 감고 몰입할수록 향미가 하나둘 더해지는 느낌이다. 마치 어른들의 촉감 놀이 같다.

성적표는 반타작이었지만 취향에 맞는 차를 찾았다. 세작녹차, 운남백차, 목련현미녹차, 하동 헛개나무열매차, 호지차, 하동 잭살차, 야생 홍차, 보이숙차, 하동 우엉뿌리차, 감잎차, 하동 쑥차, 호박차 가운데 보이숙차와 쑥차에 마음이 갔다.

이대우 맥파이앤타이거 매니저는 “마른 잎의 향과 온기와 습기를 머금은 찻잎의 향 그리고 우려진 차의 맛과 향에 집중하다 보면 묘한 위안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Goldengirl#골든걸#티테이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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