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성경이라는 흥미로운 역사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3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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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역사/존 바턴 지음·박규태 옮김/988쪽·5만5000원·비아토르

영국 성공회 사제이자 성서학자인 저자가 성서(聖書)의 기원과 발전, 변화에 대해 상세하게 파헤치며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은 독자를 기독교 신앙으로 개종시키거나 신자들의 믿음을 더 굳세게 하려고 쓴 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책은 구약 성서가 태동했던 기원전 8세기 이스라엘의 역사에서부터 여정을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 구약 성서의 거의 모든 책이 완성된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에 이르기까지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와 언어, 흥미로운 사실과 논란 거리를 짚어본다. 저자는 잠언의 저자가 누군지에 대해 다양한 이론이 있지만 솔로몬 왕이라고 보는 시각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린다. 나아가 잠언을 직접 쓴 저자는 이스라엘 궁정의 서기관들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잠언 중 일부 속담이 궁정 내에서 통용될 지혜들을 담고 있고, 다양한 근거를 살펴봤을 때 이스라엘에 잠언 편찬 작업을 하는 서기관 교육 학교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왕은 이들을 후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솔로몬 왕이 잠언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본다.

저자는 기독교가 등장했던 시기의 역사와 신약 성서의 발달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한다. 특히 기독교와 유대교가 성서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도 집중했다. 이 차이로 인해 시대를 거치며 성서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갖췄는지 설명한다. 방대한 분량이지만 역사 이야기책 같다. ‘인류 베스트셀러’인 성서에 대해 궁금했던 독자라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힐 것 같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성경#성서#역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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