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생각 근육’ 키워주는 12가지 철학 도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5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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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극단주의-가짜뉴스 난무
제대로 생각하는 법 훈련해야질문-통찰 등 구체적 방법 제시
◇해방하는 철학자/줄리언 바지니 지음·오수원 옮김/428쪽·1만9000원·다산북스

극단적 포퓰리즘에 대한 각광, 각종 음모론, 백신 회의론, 가짜 치료법, 종교적 극단주의까지. 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저자는 ‘생각 상실의 시대’라고 진단한다. 제대로 생각할 줄 모르니 혼돈과 불안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다.

영국 철학자로 계간지 ‘철학자 매거진’의 편집자인 저자는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12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집중, 질문, 연역, 귀납, 언어, 확장, 심리, 연계, 통찰, 겸허, 자율, 집념이 그가 제시하는 12가지 방식이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계간지 편집자로 활동하며 만난 현대 철학가 58인의 인터뷰 내용도 녹여 철학사의 흐름도 함께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12가지 키워드 가운데서도 첫 번째 방식인 ‘집중’이 철학적 사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엉성하게 생각하고, 결론을 쉽게 내리려고 하는 경향이 논리적 사고를 엉키게 하는 가장 큰 주범이라고 꼽는다. 집중을 위해서는 증거에 주의하고, 말하지 않는 가정에 주의하고, 사용하는 언어에 주의하고, 자신의 편견과 기질에 주의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집중을 통해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를 갖추고 나면 당연하게 여기던 주장에 ‘질문’을 던지고, 철학적 사고의 기본 도구인 ‘연역’과 ‘귀납’을 사례에 적용하며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일상의 ‘언어’ 사용을 돌이켜 볼 것을 권한다. 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을 기르고, 자의식에 갇히지 않는 ‘겸허’와 ‘자율’적 태도를 견지한 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갖춰야 한다며 철학적 사고를 훈련하라고 격려한다.

“사유가 어렵지 않다는 식으로 사탕발림이 지나치면 결국 영양분 없는 싸구려 과자를 집어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철학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요령이나 지름길 대신에 제대로 철학하는 법이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극단적 포퓰리즘#생각 근육#철학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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