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비행기 덕후가 들려주는 비행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9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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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임재한 지음/280쪽·1만7800원·어크로스

수백 t의 쇳덩어리가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며 하늘을 날아오르는 순간은 언제나 신기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비행기는 인간의 기술로 만들었지만 누구나 그 원리를 완벽히 이해하는 건 아니다. 그저 조종사의 손길에 모든 것을 맡기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하기를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비행기에 관한 모든 것을 이해해 보기로 결심한다. “조종실은 얼핏 봐도 머리가 아프게 복잡하지만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만 복잡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시작은 항공기 사고 발생 원인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항공사고 수사대’ 몇 편을 앉은자리에서 감상한 뒤부터였다.

이후 그는 비행기 꼬리에 달린 작은 날개는 무엇인지,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에 구름은 왜 생기는지, 엔진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행기에 관한 모든 것을 파고들었고, 결국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됐다. 대학 졸업 후 드론의 자율 비행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현재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저자는 비행을 구성하는 기본 원리부터, 비행기 좌석 가격에 관한 이야기 등 실질적인 내용까지 정리했다. 1부는 공기의 원리, 2부는 비행기가 하늘에서 힘을 얻는 과정, 3부는 비행을 실현하기 위해 해결된 과제들, 4부는 실생활 속 비행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는다. 이론에서 점점 구체적인 내용으로 흘러가는 순서다.

엔지니어가 되기 전 비행에 관한 모든 것을 독학하며 항공과 과학에 관한 글을 온라인에 연재했던 저자는 유명 블로거이기도 하다. 현직 엔지니어와 기장 등 ‘업계 사람들’이 블로그에 찾아와 감탄과 응원을 보냈고, 여러 매체에 항공과학 칼럼을 기고했다. 덕분에 아주 쉬운 언어와 적절한 일러스트, 사진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비행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책을 읽고 나면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의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질 듯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플라잉#비행 이야기#항공#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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