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할아버지, 새 이웃 만나 웃음 되찾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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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 주연 ‘오토라는 남자’
부인은 제작-아들은 젊은 오토 역
스웨덴 소설이 원작… 내일 개봉

영화 ‘오토라는 남자’에서 뾰로통한 표정으로 차에 있는 오토(톰 행크스·왼쪽)에게 앞집으로 이사 온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뇨)이 자신의 딸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솔은 그림 속 남성이 오토라고 말한다. 소니픽처스 제공
영화 ‘오토라는 남자’에서 뾰로통한 표정으로 차에 있는 오토(톰 행크스·왼쪽)에게 앞집으로 이사 온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뇨)이 자신의 딸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솔은 그림 속 남성이 오토라고 말한다. 소니픽처스 제공
나를 이해해주던 단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건 무엇일까.

삶의 의미를 잃은 한 노인이 천방지축인 이웃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 영화 ‘오토라는 남자’가 29일 개봉한다. 주인공 오토(톰 행크스)는 삶에 대한 의지가 없다. 인생을 총천연색으로 만들어주던 아내 소냐(레이철 켈러)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삶은 흑백영화로 변했다. 아내가 없는 세상엔 예의 없고, 짜증스러운 사람들만 득실거린다. 오토는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깐깐하고 괴팍하기로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꼰대 할아버지’ 오토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주변 정리에 나선다. 집 안 전기를 끊고, 전화도 해지한다. 남은 청구 비용도 꼼꼼히 챙긴다.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천장에 로프를 매달고 올라서려는 순간, 오토의 심기를 건드리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온다. 초보운전자가 맞은편 길에 마구잡이로 주차하려 한 것. 동네를 어지럽히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오토는 그길로 뛰쳐나간다. 그렇게 오토는 새로 이사 온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뇨) 가족과 맞닥뜨리게 된다.

붙임성 좋고 싹싹한 마리솔과 그의 남편, 그리고 두 딸은 오토의 인생에 서서히 스며든다. 오토는 임신한 마리솔에게 운전을 가르쳐주고 손녀 같은 그의 아이들을 봐주면서 삶의 기쁨을 되찾는다. 마리솔 가족 덕분에 오토의 삶은 다시 형형색색으로 물든다.

‘오토라는 남자’는 스웨덴 소설 및 동명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미국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다. 오토 역을 맡은 톰 행크스는 무게감 있는 연기로 감동을 더한다. 올해 67세인 그는 괴팍한 노인 오토 그 자체로 보일 만큼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깐깐하지만 미워할 수 없다. 심지어 사랑스럽다. 영화는 화사한 봄 날씨처럼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영화 제작은 톰 행크스의 부인 리타 윌슨이 맡았다. 리타는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를 보고 남편에게 “당신이 꼭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젊은 오토 역을 맡은 배우는 톰 행크스의 아들 트루먼 행크스다. 그는 아내가 될 소냐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청년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꼰대 할아버지#오토라는 남자#톰 행크스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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