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객석 경계 허물자… 관객들이 춤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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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뮤지컬
관객 참여형 공연, 이틀간 모두 매진
내달 강서 LG아트센터서 본격 공연

뮤지컬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에서 배우들이 춤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금천문화재단 제공
뮤지컬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에서 배우들이 춤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금천문화재단 제공
새까만 옷을 입은 배우들이 팔꿈치까지 소매를 걷어 신호를 보내자 관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빠른 박자의 노래에 맞춰 고개와 발끝을 까딱거렸다. 배우가 장막을 열어젖혀 너머의 공간을 가리키자 관객들이 그 방향으로 걸었다. 네 개로 나뉜 각각의 공간에는 ‘1000년에 한 번 열리는 차원의 틈으로 소환된 네 명의 영혼’이 자신들의 장례식을 다시 치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금천구 금나래아트홀에서 17일 공연된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이 함께 작품을 만드는 관객 참여형 뮤지컬이다. 총 관객 80여 명이 공연 시작 전 극장 로비에 모인 뒤 안내자 역할인 까마귀 역 배우들의 호명에 따라 입장했다. 객석은 텅 비워둔 채 관객들은 빠짐없이 무대에 올랐다. 무대는 장막을 통해 4칸으로 나뉘어 다른 칸을 볼 수는 없지만 노래, 발걸음 등 소리로 서로 인지하고 소통할 수 있다.

작품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전개된다. 현대음악과 힙합이 섞인 듯한 7곡의 넘버는 가사와 멜로디보다 리듬에 집중했다. 관객은 원치 않은 방식으로 장례를 치렀던 주인공들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죽었는지를 온몸으로 따라가며 자신의 인생을 살펴보게 된다. 안무도 간단해 관객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관객은 서 있어도 되고 배부받은 손수건을 깔고 바닥에 앉아 있어도 된다.

작품은 올해 1월 제59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한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와 LG아트센터가 공동 제작했다. 18일까지 열린 이틀간의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공연은 다음 달 15∼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로 옮겨 열린다. 전 석 4만5000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뮤지컬#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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