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색 바탕에 십자가-꽃… “미래에 대한 기대 담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양화가 윤형재의 ‘백색 미래’展

서울 강남구 부띠크모나코 뮤지엄에서 열리는 윤형재 작가의 개인전 ‘백색 미래’의 전경. 사진 속 작품은 ‘미래의 기호’다. 윤형재 작가 제공
서울 강남구 부띠크모나코 뮤지엄에서 열리는 윤형재 작가의 개인전 ‘백색 미래’의 전경. 사진 속 작품은 ‘미래의 기호’다. 윤형재 작가 제공
서양화가 윤형재(70)의 개인전 ‘백색 미래’가 서울 강남구 부띠크모나코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가의 십자가’, ‘미래의 기호’, ‘마음의 꽃’, ‘빛의 드로잉’ 등 신작 20여 점으로 구성됐다.

홍익대와 뉴욕 프랫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한 윤 작가는 작업할 때 흰색을 수차례 덧칠한다. 그렇게 표현한 순백색 바탕에 간결한 형태의 십자가, 꽃 등을 담았다.

전시장 입구에 있는 ‘예술가의 십자가’에 대해 윤 작가는 “종교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절대자의 인간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랑을 생각하게 된다”며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뜻에서 순수한 정신적인 의미를 십자가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음의 꽃’은 깨진 화분을 표현했다. 그는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이 심해져도 누군가는 꿈을 키우며 살아가기에 갈등을 깨진 화분으로, 꿈은 꽃으로 표현했다. 각자 의견이 달라도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고 말했다. ‘미래의 기호’는 미래의 언어를 음악적 기호로 표현한 것이다.

전시 제목 ‘백색 미래’에 대해 그는 “미래는 백지이고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로 지었다”고 했다.

그는 2001년 점자를 결합해 시각장애인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 미술 작품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떠올리고 작업한 것. 당시 아버지로부터 처음으로 “아들을 화가 시키길 잘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가족이 나의 예술에 공감해 준 것에 감동했다. 그때부터 함께하는 사회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전시가 열리는 부띠크모나코 뮤지엄은 올해 재개관했다. 부띠크모나코 뮤지엄 이사장인 이병주 플래닝코리아 대표는 “기술적 측면이 주로 부각됐던 건축 분야를 미술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4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양화가#윤형재#개인전#백색 미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