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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조폭 두목 된 무명 개그맨…그의 아버지는 누가 죽였나

입력 2022-10-04 13:37업데이트 2022-10-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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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오나 봐라"라며 학을 떼고 떠난 고향에 돌아왔다. 무려 16년 만이다.

기세(송새벽)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해 꿈꾸던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7년 넘게 콩트 주인공 한 번 못 해본 무명 개그맨으로 방송국을 떠도는 신세다. 고생 끝에 주인공이 될 기회를 얻는데, 하필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월세를 내지 못해 옥탑방에서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충청도 최대 조폭 ‘팔룡회'를 이끌던 아버지(이경영)가 돌아가신다. 마지못해 돌아온 고향, 기세는 아버지에 이어 ‘팔룡회’ 회장이 된다. 어린 시절 기세가 삼촌이라 부르며 따르던 조직 2인자 강돈(이범수)이 기세에게 ‘바지 회장’을 맡아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

코미디영화 ‘컴백홈’은 한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 3인이 동시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고향에 돌아온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세가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이 누군지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이 이야기의 주축이다.

영화 <컴백홈>의 한 장면.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상영시간 내내 웃음이 터져 나오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단연 주인공 송새벽. 그는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마치 연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연기하는데 이 모습이 큰 웃음을 끌어낸다. 진지함에 억울함과 지질함을 더한 송새벽 특유의 코믹 연기가 이번에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는 것.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특별히 웃기려고 애쓰면 오히려 장면이 살지 않는다. 그냥 매 장면, 그 상황 자체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코믹 연기의 비결을 밝혔다.

기세의 첫사랑 영심 역으로 출연한 라미란은 현재 상영 중인 또 다른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2’에서 그가 맡은 강원도지사 주상숙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긴다. 이범수는 빈틈 많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잔인하기 그지없는 악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악역은 참 매력 있다. 합법적으로 나쁜 짓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영화 <컴백홈>의 한 장면.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무명 개그맨이 고향에 내려와 조폭 두목 자리를 이어받는다는 설정은 참신하다. 그러나 영화 소재로는 닳고 닳도록 활용돼온 조폭이 소재인 만큼 뻔한 조폭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영화 관람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새벽은 이에 “최근 한 친구가 연락이 와서 ‘지하철에서 영화 광고를 봤는데 포스터만 봐도 얘기가 뻔히 보인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컴백홈’에서 얘기하려는 건 고향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로 조폭은 그 이야기를 위한 장치일 뿐이다. 상투적인 흐름이었다면 출연을 생각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기세가 16년 만에 고향 친구들과 투닥거리며 깊은 우정을 재발견하는 모습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인교진 이중옥 오대환 황재열 등 고향 친구 4인방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실제로 송새벽과 또래. 그런 덕분인지 다섯 사람은 실제로 오랜 친구 같은 호흡을 보여준다. 이들 친구들을 중심으로 한 출연 배우들이 충청도 사투리의 말맛을 맛깔나게 살려낸 덕분에 몇몇 장면은 대사만 들어도 웃음이 터진다.

이 영화의 장점은 누구도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 것. 관람차 안에서의 대결 장면 등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진지하기만 하다. 배우들의 이런 능청스러움은 영화의 최대 웃음 포인트다. 이 영화의 단점은 영화를 보고 나면 오랫동안 못 본 고향 친구들을 만나러 열 일 제치고 훌쩍 고향으로 떠나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5일 개봉.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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