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할머니의 정체? 8초만에 변신…“객석 웃음소리 행복”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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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 망했다!”

성우를 하다가 직장에서 해고된 후 방송국에서 청소일을 구한 ‘다니엘’이 외친다. 장면이 전환되고 다니엘의 전 부인인 미란다의 집. 거실에 앉아있는 세 아이 앞에 아빠 다니엘이 순식간에 백발에 치마를 입은 가정부이자 보모 ‘다웃파이어’로 변신해 등장한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철부지 가장인 다니엘이 이혼을 당한 후 아이들이 보고 싶어 가정부 할머니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잠입하는 이중생활을 그린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1993년 개봉한 동명의 코미디 영화가 원작이다.

아빠 다니엘과 가정부 할머니 다웃파이어를 오가는 이른바 ‘퀵체인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약 8초 동안 특수 분장으로 만든 마스크와 가발, 의상을 갈아입고 변신한다.

정성화는 1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미세스 다웃파이어’ 프레스콜에서 “이 작품에서 퀵체인지는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제일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이라며 “두 역을 오가는 체인지가 18번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의 몸집을 표현하는 수트가 있고, 겉옷이 있는데 여러 번 수정했다. 의상팀이 거의 잠을 못 잘 정도로 고생했다”며 “공연을 하기 전에도 30~40분 시간을 내서 연습한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중간에 옷을 갈아입고 변장하는 신도 있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머니 마스크를 쓰고 연기가 어렵지는 않을까. 정성화는 “마스크를 쓰는 것도, 벗는 것도 어렵다. 신축성 있는 소재라도 표정을 다 드러내주진 못한다. 하지만 눈과 입이 뚫려있어서 이를 통해 연기를 하려고 한다. 사실 다웃파이어는 표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볼 순 없는데, 무표정이라도 나름의 연기로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개막 후 정성화와 임창정은 이미 첫 공연을 마쳤다. 이날은 양준모가 처음 출격한다. 기존에 카리스마 있고 무게감 있는 역할을 해온 그의 첫 여장 도전이다.

양준모는 “관객들과 섞여 두 형님의 공연을 보니 잘 만든 작품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며 “무대에 선지 20년이 됐는데 10년 전에 했던 공연 이후 객석에 있는 사람들을 웃기는 작품을 처음 한다. 처음엔 부담도 되고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동료 배우들이 많이 응원해줬다. 부담보다는 이 속에서 즐기면 되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객석에서 웃음 소리가 나는 공연이 정말 즐겁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끝나는 날까지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임창정도 “첫 공연을 마친 후 마음속으로 펑펑 울었다. 감동이었다”며 “뮤지컬은 관객들이 저 한 명이 아닌 많은 배우들과 이 작품 자체를 보러 와준다. 한 권의 책을 보러오는 거다. 톱니바퀴가 여러 개 돌아가는데 제가 일원으로 그중 하나의 임무를 수행한다. 10년 전엔 미처 몰랐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늘 첫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 투어 콘서트 중인데, 제가 처음 콘서트했을 때 떨림보다 열배 정도 더 떨린다. 무대에 올라오기가 무섭다. 하지만 살면서 이런 긴장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게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행복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의 아내 ‘미란다’ 역의 신영숙도 “첫 공연을 하고 잠을 못 잘 정도로 행복했다. 저는 웃음을 너무 사랑한다. 아무도 죽지 않고 해피엔딩인 작품이라서 너무 즐겁다”며 “살이 빠지고 있는 다니엘들을 보면 안쓰러운데, 제가 다니엘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이기 때문에 끝까지 호흡을 잘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6일까지 공연.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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