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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BTS 모티브 웹툰·웹소설 ‘착호’…“신선한 시도” “무리한 상업화” 엇갈려

입력 2022-01-17 13:31업데이트 2022-01-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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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월 16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시체 24구가 발견된다. 시체는 모두 처참하고 끔찍하게 훼손된 채다. 유일하게 생존자로 발견된 건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을 모티브로 삼은 주인공 ‘제하’. 형사는 부상당한 채 병원으로 실려 온 제하에 이것저것 캐묻지만 제하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살해 사건이 이어진다. 거대한 발톱 자국, 흐르는 피를 혀로 핥은 자국,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은 흔적이 시신에서 발견되는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15일 프롤로그와 1화가 공개된 웹툰·웹소설 ‘세븐페이츠: 착호(7Fates: CHAKHO, 이하 착호)의 내용이다. 이 웹툰·웹소설은 조선시대 범을 잡기 위해 특별히 뽑은 군사들인 ’착호갑사‘(捉虎甲士)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가까운 미래에 범이 등장해 사람들을 공격하고, BTS 멤버들을 모티브로 삼은 제하(정국) 도건(RM) 환(진) 세인(슈가) 호수(제이홉) 하루(지민) 주안(뷔)이 범을 막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네이버웹툰이 협업해 만들었다.

17일 기준 웹툰 착호는 네이버웹툰 중 경쟁이 가장 센 토요일 연재 웹툰 72개 중 32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에 공개한 광고 영상이 조회 수 5000만 회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은 것에 비하면 아직 크지 않은 성과다. 평점은 1화 기준 10점 만점에 7.7점. 토요일에 연재되는 다른 작품들의 별점 평점이 8~9점대인 것을 고려하며 다소 낮다. 같은 내용의 웹소설도 평점이 10점 만점에 7.3점으로 높지 않다.

다만 독자들 사이에선 “역사적 사실인 착호갑사를 현대로 옮겨온 것은 신선하다” “스토리와 그림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등 좋은 평가도 나온다. 웹툰이 세계 10개 언어로 동시 공개된 만큼 BTS를 통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플랫폼에선 웹툰이 9.9점을 받으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한국 독자들은 웹툰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편”이라며 “그림의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들은 많은 편”이라고 했다.

반면 현재까지 공개된 작품 내용만 보면 웹툰 서사와 BTS가 크게 관련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BTS 팬 ’아미‘ 사이에서도 BTS를 상업적으로 무리하게 이용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야기의 소재, 그림의 품질이 좋은만큼 굳이 BTS 이름을 달지 않아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미들은 적극적으로 소속사의 행보에 각을 세우고 의견을 내는 적극적인 팬덤”이라며 “BTS를 이용한 무리한 상업화가 무리한 시도라는 반발이 있다면 콘텐츠 제작에 신중히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하이브는 16, 17일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을 주인공으로 삼은 웹툰·웹소설 ’별을 쫓는 소년들‘과 ’다크문: 달의 제단‘도 공개했다. 모두 하이브가 인기 아이돌 가수의 팬덤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스토리 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행보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웹소설 창작 전공)는 “아미나 BTS를 선호하는 웹툰·웹소설 독자를 겨냥하고 팬덤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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