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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연주자는 파리에, 피아노는 서울에… 대륙 넘나드는 실시간 원격연주

입력 2021-12-03 03:00업데이트 2021-12-0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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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 리모트 공연
피아니스트 미라바시-파노시앙
연주를 데이터 변환-전달해 복제
무인피아노, 해머-페달 움직여 재현
5일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조반니 미라바시(위쪽 사진)와 그날 쓰일 원격 자동연주 피아노인 야마하사(社)의 ‘디스클라비어 C3X’. 플러스히치 제공·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륙을 초월한 실시간 원격 피아노 연주가 세계 최초로 재즈 페스티벌에서 구현된다. 무대는 서울이다.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 2021’(11월 29일∼12월 5일)의 마지막 날 공연이 ‘리모트(원격) 콘서트’ 방식으로 5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폼텍웍스홀에서 열린다. 이날 서울 홀의 무대 위에는 그랜드피아노 한 대만 덩그러니 놓인다. 연주자는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에 위치한다.

주인공은 베테랑 피아니스트 조반니 미라바시(51)와 레미 파노시앙(38). 그들이 파리에서 건반이나 페달을 누르는 속도와 강도가 모두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돼 초고속 인터넷망을 타고 서울의 피아노에 전달된다. 서울의 피아노는 유령의 집처럼 88개의 건반과 3개의 페달을 스스로 눌러 파리의 연주를 실시간으로 복제한다. 그랜드피아노의 생생한 음향이 홀을 울린다.

이날 쓰일 악기는 하얀색 ‘디스클라비어 C3X’ 피아노. 겉으로 보기엔 여느 그랜드피아노와 같지만 내부에 복잡한 전기 장치가 숨어 있다.

자동연주 피아노의 역사는 100여 년 됐다. 미국 서부영화에도 종종 등장한다. 야마하의 디스클라비어(Disklavier)도 1980년대, 자동연주 피아노의 일종으로 개발됐다. 플로피 디스크(disk)를 삽입할 수 있다고 해서 피아노의 옛 명칭인 클라비어(klavier)와 합쳐 명명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 덕에 원격 피아노로 발전했다. 쓰치자와 나오토 야마하뮤직코리아 악기영업그룹장은 “2013년 엘턴 존을 비롯해 여러 차례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최근 네트워크 환경이 5G까지 발전하며 시차와 오류를 없애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디스클라비어 연주에는 두 대의 피아노가 필요하다. 연주자의 피아노가 센서로 연주 데이터를 받아 전달하면 무인 피아노는 전자석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해머와 페달을 움직여 연주를 재현한다. 디스클라비어는 코로나19 시대에 원격 수업 용도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은 국내 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축제의 전반부(2일까지)는 유럽 4개국 현지 연주회를 실시간 중계했다. 3일과 4일 공연은 서울의 폼텍웍스홀에서 박진영, 최정수, 신연아 등 국내 연주자들이 유럽 재즈에 헌정한다. 피날레 공연만은 디스클라비어를 활용한 특수 원격 연주회로 준비했다.

피아니스트 파노시앙은 “지난 1년 반 동안 50회 이상의 연주회가 취소돼 아쉬웠다”면서 “디스클라비어를 연주해본 적 있는데 감정과 터치가 오롯이 전달돼 놀라웠다. 한국 관객들은 현의 떨림, 타건에 담는 저의 감정까지 고스란히 느끼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라바시도 “현장의 관객 에너지를 못 받는 건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한국과 다시 연결된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입장권은 인터파크와 네이버에서 예매할 수 있다.(5만 원) 네이버TV에서 온라인 중계(1만 원)도 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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