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립니다]제35회 인촌상 수상자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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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인촌상]시상식 내달 8일, 상금 각 1억원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7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5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기관 및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7, 8월 2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2021년 제35회 인촌상 수상자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습니다.

▽교육= 아주자동차대학

▽언론·문화= 박세은 발레리나

▽인문·사회= 이종화 고려대 교수

▽과학·기술=
선양국 한양대 교수

인촌상운영위원회(위원장 안병영)는 올해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에 대해 5월 1일부터 후보자를 접수해 8월 말까지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동아일보와 경성방직을 설립하고 중앙학교와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를 통해 인재를 양성한 인촌 김성수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인촌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시상식은 10월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치를 예정입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억 원과 메달을 수여합니다.

제35회 인촌상 영광의 수상자들


자동차 전문 기술인 양성 26년 한우물… 한국 車산업 이끄는 맞춤형 인재 배출
교육 아주자동차대학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 양성.’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전문대의 정의다. 국내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전문대의 정의에 부합하는 학교 중 하나로 아주자동차대학을 꼽았다.

충남 보령시 아주자동차대학은 1977년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학교법인 대우학원 소속으로 1995년 대천전문대학으로 출발했다. ‘세계 수준의 자동차 특성화 대학’을 목표로, 국가와 세계의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역량을 갖춘 기술인 양성 하나를 위해 26년간 ‘자동차’ 외길을 걸었다. 박병완 총장(사진 왼쪽)은 “한 학년이 500명 정도인 작은 학교에서 인촌상같이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게 돼 너무나 기쁘고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주자동차대학의 핵심 교육가치는 ‘경험’이다. 현장에 나갔을 때 바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배출해 내고자 노력했다. 대표 프로그램은 ‘아주 파란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졸업까지 실제 자동차 1대를 만들어 보는 경험을 쌓게 된다. 현대모비스, BMW, 아우디 등 500여 개 산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산업계 맞춤형 인력’도 배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학생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드론 등도 정규 교육과목으로 개설했으며, 친환경 자동차 및 e모빌리티 전공도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실습용 전기자동차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높은 취업률’이라는 결과로 반영됐다. 지난해 아주자동차대학의 취업률은 73%다. 2016년부터는 북유럽의 직업교육 선진국인 핀란드 직업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4년째 전기자동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아주자동차대학은 충남도, 보령시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캠퍼스 주변인 주포면 일원에 230억 원을 투입하는 ‘자동차 튜닝산업 생태계 조성사업’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박 총장은 “대학과 지역이 상생하는 발전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적 아주자동차대학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1995년 대천전문대로 개교했다. 2004년 교명을 변경하고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자동차 대학으로 관련 직업교육 발전을 선도해 왔다. 풍부한 산업체 경력의 우수한 교수진과 폭넓고 깊이 있는 교육이 가능한 실습실을 갖춘 글로벌 수준의 자동차 관련 직업교육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건설기계, 드론에 이르기까지 ‘움직이는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다. 2015년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 등급, 고등직업교육 품질인증대학 등 각종 평가에서 13관왕을 달성했다. 산업정책연구원이 선정하는 ‘국가산업대상’에서 인재양성 부문 대상을 2년 연속 받았다.

동양인 첫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가장 낮은 자리서 가장 빛나는 별 될것”
언론·문화 박세은 발레리나


“감히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스스로 되묻습니다. 더 많은 땀과 열정을 쏟아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발레리나 박세은(32)은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 소식에 놀라워하며 말했다. 그는 6월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서 최고 등급 무용수인 ‘에투알(´etoile·별)’로 지명됐다. 352년 역사의 BOP에서 동양인 최초로 이룩한 쾌거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연습 중인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박세은은 역대 최연소 인촌상 수상자다. 인촌상을 받은 예술가 가운데 무용수로는 처음이기도 하다. 그는 “한태숙 연출가, 한강 소설가, 봉준호 감독 등이 받은 상을 받게 돼 놀랍다. 그만큼 크고 영예로운 상을 주셔서 기쁘다”며 “발레리나의 수명이 워낙 짧아서 그런 점까지 감안해 저만의 외로운 싸움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의미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술에는 완벽이라는 게 없다. 내일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오늘 더 열심히 배운다는 신념으로 춤을 춰왔다”며 “인촌 선생께서 교육으로 나라를 살리셨듯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동아일보와 인연이 각별하다. 서울예고 1학년이던 2005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 오랜 팬들은 대부분 동아무용콩쿠르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다”라고 했다.

인촌상 심사위원들은 승급과 서열관리가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BOP에서 박세은이 에투알로 지명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에투알은 빈자리가 나야 후임을 지명하는 ‘별의 자리’로 단 16명에게만 주어진다. 또 BOP는 단원 150명 중 95%가 BOP 발레학교 출신일 만큼 발레 종주국인 프랑스의 자부심이 강한 곳이다. 박세은은 피나는 노력과 빼어난 실력으로 프랑스 현지 무용계 인사들은 물론 관객들로부터 예술성, 스타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용을 시작한 이후 ‘춤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배움의 자세로 추는 것’이란 말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콧대 높은 프랑스 무용수들에게 배운 것을 제 춤으로 만들었듯 겸손하면서도 가장 빛나는 별이 되겠습니다.”



공적 2005년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수상하며 무용계에 이름을 알린 박세은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2006년 미국 잭슨 콩쿠르(IBC)에서 금상 없는 은상, 2007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 1위,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 금상까지 세계 4대 발레 콩쿠르 가운데 세 곳을 휩쓸었다. 2009년 특채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으며 2011년 준단원으로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 입단해 10년 만에 최고 무용수인 에투알에 올랐다. 2018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BOP 단원의 정년은 42세로, 박세은은 향후 10년간 에투알로 무대에 선다.

인재육성이 국가경제 미치는 영향 연구… “사람을 모으고 키웠던 仁村 업적 떠올라”
인문·사회 이종화 고려대 교수


“누구보다 인재 양성에 힘써 왔던 인촌 선생님을 기리는 상을 받아 그 어떤 상보다 영광스럽습니다. 수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연구와 사회봉사에 힘쓰겠습니다.”

이종화 고려대 정경대학장 겸 정책대학원장(61)은 “지금까지 한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에 더 기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인촌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199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를 거친 이 교수는 거시 및 국제 경제 분야에서 경제 성장과 인적 자본 등에 대한 연구로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은 한국의 대표적 경제학자다.

그가 경제학자로서 평생을 바쳐 온 연구 주제는 ‘인재’, 더 넓게는 ‘사람’이다. 국가의 대표적 자원인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이 국가 경제의 흥망성쇠를 어떻게 가르는지가 주된 관심사다. 그런 그에게 일제강점기에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를 통해 인재 양성에 매진했던 인촌 김성수 선생을 기리는 인촌상은 감회가 클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인적 자본을 평가하는 방식과 교육이 인재 양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측정하는 기본 자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요즘 역점을 두고 있는 과제는 경제학자들이 이론 연구와 더불어 현실 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일이다. 학계와 대중의 접점을 늘리고 이념을 떠나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정책 당국자들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 교수는 “경제학계가 사회의 다양성을 어떻게 반영할지, 현실 경제의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해결책을 제시할지에 대해 동료 경제학자들과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계에서 부지런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영문 저널에 102편, 국문 저널에 21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현재 진행 중인 논문도 10여 편에 이른다. 지난달부터 고려대 정경대학장을 맡았다. 내년엔 한국경제학회 회장으로 일한다. 그는 “늦어도 오전 5시에 일어나 대부분의 연구와 글쓰기를 아침식사 전에 한다”며 “사람이 가진 시간은 다 비슷하니 주어진 시간을 집중해 쓰려 한다”고 말했다.



공적 거시경제, 경제성장, 인적자본 분야의 뛰어난 연구 업적으로 국내외 학계에서 주목받은 경제학자다. 국내외 학술지에 12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1993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07년부터 4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지역협력국장, 조사국장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며 세계 금융위기 극복과 다자 간 경제협력에 기여했다. 2011년부터 2년간 대통령국제경제보좌관 겸 주요 20개국(G20) 셰르파(사전교섭대표)로서 대외경제정책 수립과 국제 협상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경제학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차기 회장에 선출됐다.

2차전지 양극소재 연구 세계적인 권위자… “전기차 한번 충전 1000km 가게 만들것”
과학·기술 선양국 한양대 교수


“20여 년간 열심히 한 우물을 판 덕분에 과분한 상을 받았습니다.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인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2차전지 양극소재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습니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부 교수(60)는 인촌상 수상 소식을 듣고 “저보다 더 훌륭한 연구자들도 많은데 제가 상을 받게 돼 연구자로서 영광이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선 교수는 휴대전화와 전기차에 적용되는 2차전지 양극소재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권위자로 꼽힌다. 1992년 서울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6년부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2차전지 연구개발(R&D)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2000년부터 한양대에서 연구하고 있다.

선 교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비롯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670여 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모바일 산업의 성장을 보며 2차전지의 쓰임새가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리튬이온전지 양극소재가 배터리의 내구성과 안전성, 충전용량 등을 결정하는 핵심으로 보고 니켈코발트망간(NCM)을 활용한 양극소재를 누구보다 먼저 연구하기 시작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선 교수는 “일찍부터 NCM 양극소재 분야를 눈여겨봤고 깊이 있게 연구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기존 양극소재와는 다른 독창적인 구조로 수명이 길고 안전성이 월등하다”고 했다. 최근에 출시돼 관심을 끌고 있는 기아의 전기차 EV6와 현대차 코나 전기차 유럽형에 적용된 배터리도 선 교수가 연구 중인 양극소재를 활용했다.

전기차 플랫폼에서 1회 충전에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구현하는 양극소재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NCM 양극소재에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핵심 소재인 니켈의 함량을 높이면서도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연구를 지금도 수행 중이다.

선 교수는 후배 연구자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기에 유망하거나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파고들어 깊이 있게 연구하다 보면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혁신, 현상,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적 리튬이온전지로 대표되는 2차전지 양극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네이처’를 포함한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고 논문의 피인용 횟수만 5만1352회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 있는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기업에 기술을 제공하며 학문적 업적은 물론이고 산업계 발전에도 기여했다. 1992년 서울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거쳐 한양대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과 미국 전기화학회 석학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35회 인촌상 심사위원

▽교육 △위원장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전 포스텍 총장 △위원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백순근 서울대 교수

▽언론·문화 △위원장 양승목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문학평론가, 이주향 수원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인문·사회 △위원장 김용학 연세대 명예교수·전 총장 △위원 김영민 서울대 교수,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

▽과학·기술 △위원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한양대 석학교수△위원 김승환 포스텍 교수, 이긍원 고려대 교수,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위원


보령=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영광의 수상자들#인촌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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