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향소목 포석을 들고나온 자오천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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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서 9단 ● 자오천위 8단
준결승 1-2국 1보(1∼9)

2국은 별도로 돌 가리기를 하지 않고 흑백만 바꾼다. 자오천위 8단의 흑번이다. 밤새 포석을 구상하며 칼을 갈았을 것이다. 흑 1, 3의 향소목(向小目)은 실리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포석이다. 신진서 9단을 상대로 착실하게 실리를 챙기며 두겠다는 자오 8단의 각오가 느껴진다.

백 6의 걸침에 협공하거나 날일자로 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자오 8단은 흑 7로 우하귀를 먼저 걸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흑 7까지 소목과 날일자 걸침이 이어지는 포석은 흡사 일본 바둑의 중흥기였던 사카타 시절을 보는 듯하다. ‘면도날’로 불렸던 사카타 에이오 9단은 이 포석으로 일본 바둑을 평정했다.

백 8은 응수타진이다. 참고도처럼 흑이 1로 받으면 백 2로 씌워 4까지 선수한 다음 6으로 붙여가겠다는 뜻이다. 흑이 못 둘 이유는 없다. 하지만 상대의 주문대로 응해주는 건 자오 8단의 스타일이 아니다. 흑 9로 우하귀 쪽을 먼저 씌워 백의 응수를 물었다. 초반 기세 싸움이 치열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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