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러시아는 오늘도 역사를 다시 쓴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6-05 03:00수정 2021-06-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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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읽는 러시아 역사/마크 갈레오티 지음·이상원 옮김/231쪽·1만5000원·미래의창
“러시아는 미래가 분명한 나라다. 다만 과거는 예측 불가능하다.”

책 표지를 넘기면 먼저 알쏭달쏭한 러시아 속담이 나온다. 미국 뉴욕대 국제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는 러시아를 광대한 영토만큼 알기 어려운 나라로 규정했다. 그는 머리말에서 “러시아는 자연적 경계도, 단일한 민족도, 중심이 되는 분명한 정체성도 없는 나라”라며 “분명한 영토 경계가 없는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끊임없는 확장이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민족, 문화, 종교 정체성이 덧붙여졌다”고 썼다.

이 속담에는 러시아가 자신의 역사를 현재의 필요에 따라 재해석하는 일이 가능한 나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 9세기경 류리크 왕조를 시작으로 제정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과 소비에트 지배, 최근 푸틴 대통령까지 권력이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이 이뤄졌다. 역사를 왜곡했다는 부정적 관점이 아니라 광대한 영토, 다양한 종교와 문화 등을 지닌 러시아의 복잡한 정체성이 이를 불가피하게 했다는 것이다.

책은 이반 4세,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여제, 스탈린, 푸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절대 권력자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국가를 손아귀에 단단히 거머쥐지 않으면 전부 산산이 흩어지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은 모든 권력자들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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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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