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선행조건 완결 못했다”… 사실상 인수 파기 수순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7월 16일 14시 33분


코멘트

주식매매계약 해제 조건 충족
“정부 중재 고려해 최종 결정”
항공업계 “항공사 경영난 예견됐던 일”

제주항공이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 파기 수순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가 인수 관련 주식매매계약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정해진 기한까지 주식매매계약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5일 이스타홀딩스로부터 계약 이행 관련 공문을 받았지만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해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부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관련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파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이번 결정이 뒤집혀 M&A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 및 여행업계는 큰 위기를 겪고 있다. 때문에 항공사 인수 자체만으로도 경영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업황 개선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다. 또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체납금과 직원 체불임금 등 1000억 원이 넘는 비용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번 인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사실상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위치에 있는 이상직 의원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무시할 수 없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기에는 특정 항공사에만 혜택을 준다는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너무 많은 항공사가 출혈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에 이번 사태(이스타항공 경영난)는 시간문제였을 뿐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며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