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대신 ‘인삼장수’가 되고 싶었던 김수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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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7세 무렵 가족 이야기… 영화 ‘저 산 너머’ 30일 개봉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 ‘저 산 너머’. 어린 수환 역(왼쪽)의 아역배우 이경훈. 리틀빅픽처스 제공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 ‘저 산 너머’. 어린 수환 역(왼쪽)의 아역배우 이경훈. 리틀빅픽처스 제공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자 자신을 낮춘 사랑으로 ‘바보 추기경’으로 불렸던 고 김수환 추기경(1922∼2009·사진)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 ‘저 산 너머’가 30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와 아픈 아빠를 위해 신부(神父)보다 인삼 장수가 되고 싶은 7세 수환을 중심으로 이들 가족이 겪는 고난과 사랑을 다뤘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다른 길을 가고자 했던 수환이 믿음의 씨앗을 키워 가는 성장영화다.

‘오세암’으로 잘 알려진 고 정채봉 작가(2001년 작고)의 ‘바보별님’과 이를 개정한 ‘저 산 너머’를 원작으로 했다. 연세대 신학과 출신으로 ‘플라이 대디’ 등을 만든 최종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60 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아역 배우 이경훈이 주인공 수환 역을 맡았다. 중견배우 안내상과 이항나가 부모로 나오고 강신일 송창의 이열음 등이 출연한다. 영화음악에서 국악의 비중이 높은 것도 눈에 띈다. 금릉빗내농악 제8대 상쇠이자 무형문화재 손영만 선생이 상여소리를 불렀고 심상윤(판소리), 이기쁨(정가), 가민(태평소), 윤현제(피리) 등 국악인들이 참여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김 추기경이 생전 좋아했던 성 프란치스코 기도문의 일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추기경 이전의 평범한 ‘인간 김수환’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어 기쁘다”며 “영화를 통해 김 추기경님께서 남기신 말씀을 다시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바보 추기경#김수환#저 산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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