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 중심의 ‘문화유산 헌장’, 23년 만에 고친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5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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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문화유산의 보존과 보호 등에 주력하는 내용이 담겨있던 ‘문화유산 헌장’이 23년 만에 바뀔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1997년 ‘문화유산의 해’에 제정된 ‘문화유산 헌장’을 일반 국민과 학계, 학생, 문화재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개정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문화유산 헌장은 199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 등으로 인해 보존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존과 전승에 대한 공감대를 전 국민적으로 확산시키자는 차원에서 1997년에 제정됐다. 이후 문화유산과 관련한 각종 행사에서 낭독하고 여러 간행물에 수록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헌장이 제정된 지 20년 넘게 지나는 동안 삶의 질을 중시하는 문화적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공동체 참여 가치의 중요성,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기대, 인류 보편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보존·활용 등 변화된 사회를 반영해 다양한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기존 헌장에는 ‘문화유산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는 원상태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그대로 우리도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 줄 것’, ‘문화 유산은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등 다소 보존 측면에 치우친 표현들이 포함돼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의견 수렴을 거쳐 개정 의견이 많을 경우 문화유산 활용 등의 요소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올해 안에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개정 반대 의견이 많을 경우 지금의 헌장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문화재청이 국민과 문화재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헌장 개정 필요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88명 중 70.5%인 556명이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다 깊이 있는 논의와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해 문화유산 기본 철학과 시대정신, 국제 동향, 미래 가치 등이 반영된 헌장 개정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개정안 계획 수립과 세부 사항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국민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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